달라이 라마는 이날 인도 다람살라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나는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며 "앞으로도 관세음보살의 가피 아래 30년, 혹은 40년 이상 더 살아서 불법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조국을 떠나 인도에서 망명 중이지만 중생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었다"며 "다람살라에 남아 중생과 함께 불교를 위해 남은 삶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현재 달라이 라마는 만 89세로, 6일 90세가 된다. 고령에 접어든 그의 후계 문제를 놓고 중국 정부는 공공연하게 개입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티베트 불교 전통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사망 후 어린아이로 환생하며 이 환생자가 차기 달라이 라마로 낙점받는다. 현 달라이 라마도 두 살 때 13대 달라이 라마의 환생자로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청나라 시절 도입됐던 '황금 항아리 추첨제'로 차기 달라이 라마를 지명하겠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황금 항아리 추첨제는 엄정한 종교 규칙과 역사적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한다.
황금 항아리 추첨제는 환생 후보자들의 이름을 항아리에 넣고 제비뽑기를 통해 차기 달라이 라마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1793년 청나라 건륭제 때 도입된 이래 한동안 제도가 유지됐다.
10~12대 달라이 라마도 이 과정을 거쳤으며, 현 14대 달라이 라마가 즉위하던 1940년에도 티베트 측은 중화민국 정부에 황금 항아리 추첨 면제를 요청해야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황금 항아리 추첨제로써 이른바 '어용 환생자'를 지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누가 그 후보 명단을 만들고 누가 추첨을 관리하냐에 대한 깊은 불신 때문이다.
달라이 라마는 2일 티베트 불교 고위 종교회의에서 "달라이 라마 제도는 계속 유지될 것"이며 자신이 설립한 '가덴 포드랑 재단'이 유일하게 정통성을 갖고 환생자를 인정할 권한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 미루어 이날 130세 발언도 중국 정부의 후계자 지명 계획에 대한 우회적 반발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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