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및 AFP통신,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커 카운티 래리 레이타 보안관은 "커 카운티에서 43명의 사망자를 수습했다. 사망자는 성인 28명과 어린이 15명"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새벽 약 38㎝의 폭우가 미국 텍사스주 커 카운티에 쏟아졌다. 이 카운티의 과달루페 강에는 독립기념일을 맞아 여러 캠프가 구성되어 어린이와 가족들이 밀집해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폭우로 과달루페 강이 45분 만에 8m 범람하면서 강변의 캠프들을 덮쳤다.
이 가운데 가장 피해가 큰 곳은 많은 소녀들이 모였던 '캠프 미스틱'이었다. 이 캠프는 1926년 설립된 100년 전통의 기독교 캠프였다. 올해는 여자 어린이 750명이 모여들었고 이들은 강가 주변에서 잠을 자다가 수십명이 물에 휩쓸려 사망하거나 실종했다. 돌발 홍수는 여러 주택단지, 레저용 차량 공원, 캠핑장에 큰 피해를 줬다.
CNN에 따르면 캠핑 참여자는 아니지만 11살과 13살 두 딸을 둔 한 남성은 홍수로 휩쓸려간 두 딸이 사망했다고 확인했으며 그의 부모도 실종됐다고 밝혔다. 남성은 부모도 사망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슬퍼했다.
캠핑하다가 홍수에 휩쓸려 내려간 한 여성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자택 밖에서 여성의 비명에 칼 제터라는 남성은 즉각 밖으로 나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비명은 캠핑장에서 수 마일 떠내려와 잔해에 막혀 4시간 동안 물속에 있었던 한 여성이 겨우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가며 지른 소리였다. 제터는 여성을 발견하고 911에 전화했고 30분 후 구조대가 와 여성은 나무에서 구조대 보트로 뛰어내려 목숨을 건졌다.
토니아 푸치라는 한 여성은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할머니 댁을 방문했다가 4일 새벽 양동이로 물을 쏟아붓는 듯한 폭우 소리에 잠이 깼다. 그 후 강변에 서 있던 거대한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굉음을 내며 쓰러지는 소리를 들었다. 푸치는 레저용 차량 두 대가 물에 잠긴 채 물에 휩쓸려 내려가는 모습을 목격했다면서 "홍수가 덮친 지 몇시간 후에야 휴대전화로 기상 특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커 카운티의 행정 수도인 커빌의 시 관리자인 돌턴 라이스는 기자들에게 갑작스러운 홍수가 새벽에 전혀 예고 없이 발생해 당국이 과달루페 강 주변에 사전 대피 명령을 내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은 매우 빠르게, 레이더로도 예측할 수 없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발생했다"면서 "두 시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주 당국은 앞서 지난 3일 폭우와 돌발 홍수 위험을 경고하기는 했다. 다만 기상예보가 실제로 얼마나 비가 쏟아질지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수가 일어난 지역은 원래부터 '플래시 플러드 앨리(Flash Flood Alley·돌발 홍수 지대)’로 불릴 만큼 돌발 홍수가 자주 발생하는 지형이었다. 이에 이번 참사가 갑작스러운 폭우도 문제지만 예보 실패, 경보 시스템 부재의 인재가 겹친 참사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