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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 만날 뻔했는데"…美에서 열린 WTT 탁구 대회 회피한 북한

뉴스1

입력 2025.07.07 05:45

수정 2025.07.07 05:45

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탁구 변송경(왼쪽, 여자 단식)과 김금영. 2024.7.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탁구 변송경(왼쪽, 여자 단식)과 김금영. 2024.7.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북한 선수의 WTT 랭킹 점수. (WTT 홈페이지 갈무리)
북한 선수의 WTT 랭킹 점수. (WTT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새롭게 발표한 '입국 금지 대상 국가' 명단에서 북한을 제외했지만, 북한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대회에 불참하는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이날 'WTT 미국 스매시 2025'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 북한의 김금영, 변송경 선수가 참가 명단에 올랐으나 돌연 삭제됐다. 현지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이들은 비자 문제로 출전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WTT 대회는 세계 탁구 랭킹 순위에 따라 자동으로 출전자 명단이 정해진다. 다만 출전 의사가 없다면 기한 내에 직접 철회 요청을 할 수 있으며 불참에 대한 페널티는 없다.

최종 참가 선수 명단이 철회 요청 마감 기한 후 공개되기 때문에, 북한은 명단 공개 전 미처 철회 요청을 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2021년 출범한 WTT 대회에 참가 명단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WTT는 국제탁구연맹(ITTF)이 만든 국제대회로, ITTF가 기록하는 탁구 세계 랭킹을 기반으로 각국을 돌며 국제투어시리즈가 열린다.

WTT에 따르면 김금영 선수는 총 590포인트로 세계 랭킹 45위, 변송경 선수는 총 409점으로 60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금영 선수는 지난해 7월 파리올림픽에서 리정식 선수와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1위 중국팀을 상대로 겨뤄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또 지난해 아스타나 아시아선수권에서 북한 여자 선수 최초로 단식 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 5월 열린 ITTF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는 32강에서 일본에 패배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북한의 불참 결정은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2017년 북한 관광 중 억류돼 혼수상태로 돌아와 사망한 '웜비어 사건' 이후로 북한을 7년 연속 '비자 발급 제한국'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달 10일 발표한 입국 금지 대상 국가 명단에서 북한을 제외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북한은 "우리나라를 입국 금지 대상 명단에 넣거나 말거나,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번 대회 불참 역시 아직은 미국과 접촉면을 넓힐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북한팀의 이번 대회 출전 무산으로 남북 탁구 선수가 만날 기회도 무산됐다.
이번 대회에 한국에선 임종훈-신유빈 선수가 혼합복식에, 최효주와 조승민, 유시우, 유예린, 이승수 선수가 단식에 출전했다.

남북은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제27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 경기에서 승부를 겨룬 바 있다.
당시 임종훈-신유빈 조는 준결승전에서 리정식-김금영 조에 2대3으로 역전패를 당해 동메달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