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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K-제조업 타격 현실화…2분기 韓간판기업 영업익 두자릿수 감소율

조은효 기자,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07 16:30

수정 2025.07.07 16:30

주요 기업들 관세 영향 2분기부터 본격 적용돼
LG전자 잠정 매출 20.8조, 영업익 6391억
영업익 전년比 46.6% 줄며 실적 악화
美 보편관세 등 정책 부담 작용 '현실화'
실적 발표 앞둔 삼성전자도 '먹구름' 예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뉴시스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지난 2·4분기 국내 가전, 자동차 등 주요 '간판기업'들의 영업이익 감소율이 일제히 두자릿수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 하반기 본격적인 미국발 관세충격에 앞서, 이미 2·4분기부터 관세영향권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은 줄줄이 비상이다.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 하반기 미국 등 주요국 경기 하강, 국내외 수요 침체가 본격화될 경우, 올 하반기 실적 충격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2·4분기에 매출 20조7400억원(연결기준 잠정실적), 영업이익 6391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4%, 46.6% 감소한 수치다.

주력 제품인 TV사업 판매 부진이 심화된데다, 경남 창원, 베트남 하이퐁 등지에서 생산되는 미국향 수출 가전에 대한 관세 부담이 현실화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4월 9일 미국시간~7월 8일)에도, 기본관세(10%) 적용에 철강 파생 관세가 적용되면서, 채산성 악화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전의 경우, 제조원가에서 철강이 약 10%를 차지한다. 철강 50% 관세를 적용하면, 실질적으로 약 5%의 추가 관세 효과가 발생한다. 미국은 지난 6월 말부터 냉장고·건조기·세탁기·식기세척기·냉동고 등에 최대 50%의 철강 파생 관세를 붙이고 있다.

8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 역시 2·4분기 두자릿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당초 시장 컨센서스(평균 예상치)로는 6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이 점쳐졌으나, 전망치 하향조정이 잇따르면서 전년동기비 40% 가량 하락한 5조원대 수준이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LG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비 사실상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앉을 것이란 얘기다.

자동차, 석유화학 등 수출전선을 떠받치는 주요 업종들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 수출산업의 1등 공신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와 기아도 2·4분기 각각 15%, 14%씩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구조적 침체기에 놓인 석유화학업계의 경영악화도 심화될 전망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구조적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고, 관세 변동에 따른 고객사들의 구매 관망세도 지속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큰 롯데케미칼의 경우 올해 2·4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국내 주요 대기업 관계자는 "미국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기업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지만, 수익성 타격을 피하기 어려웠다"면서 "하반기 상호관세 부과 등 통상 이슈 전개방향에 따라, 실적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