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제 깨려는 모든 시도 실패…제 3당 수명 짧아
공화당 트럼프 반대 세력 규합이 오히려 쉬울 듯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의 재정 적자를 크게 늘리는 트럼프법 시행에 반발해 새 정당 창당을 선언한 일론 머스크의 도전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미국에서 정당을 창당하는 것이 머스크의 꿈인 인간을 화성에 보내는 일보다 어려울 수 있다고 꼬집었다.
머스크는 지난 주말 아메리카당이 창당됐다고 선언했으나 아직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정당 등록을 하지 않았다.
머스크의 창당 논의에 참여한 일부 자문들이 머스크가 정당 창당의 세부 내용에 집중하면서 많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고 있다고 전한다.
머스크는 아메리카당이 공화당과 민주당의 미국 정부 지배를 붕괴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 조사에서 미국인들은 두 정당 이외의 선택지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제3당 후보들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낸 적은 없다.
머스크가 창당하려는 아메리카당은 다음과 같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우선 주 별로 제각각인 규정을 따르기가 쉽지 않다.
조지아 주의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 이외의 정당의 후보가 출마하려면 2만7000명으로부터 지지 서명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뉴욕 주는 아메리칸 또는 그와 유사한 단어를 사용하는 정당의 이름을 투표용지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둘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는 공화당 인사들을 찾아야 한다. 머스크가 민주당 인사들과 손을 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최근 백악관은 머스크와 연계된 공화당과 정부 내 실무자들의 동행을 면밀하게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머스크는 공화당과 관계가 악화하는 것을 감수하는 사람을 큰 비용을 들여 고용해야 할 수 있다.
셋째, 머스크가 아직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 지조차 모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머스크는 내년 중간 선거에서 2~3개 상원의석과 8~10개 하원 지역구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또 자신이 미는 후보들이 당선하면 입법 논의를 양당과 모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선거구에만 집중하는 것은 투자 대비 나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머스크가 옛날식 정당 보스처럼 당선자들의 활동을 지휘해야 함을 뜻한다. 그런데 머스크는 지금까지 국가 부채 감축과 트럼프에 대한 분노 외에는 실질적인 정책 의제들을 제시한 적이 없다.
동시에 머스크 정당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아슬아슬하게 양분된 의회가 지속됨으로써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어야하고 캐스팅 보트 행사에 충분한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민주당이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 머스크와 연대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새 정당을 맨바닥부터 시작하기 보다는 트럼프에 반발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규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공화당에는 트럼프에 공개적으로 맞서는 의원들은 없으나 반감을 가진 의원들이 적지 않다.
이들로선 공화당 안에서 비참한 삶을 지속하든지, 은퇴하든지, 머스크와 손잡는 새로운 시도를 하든지 선택해야 한다.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양당제를 깨려던 수많은 시도들이 실패했고 제3당은 수명이 짧았다.
로스 페로가 1992년 대통령에 출마하며 창당한 개혁당은 페로가 대선에서 1900만 표를 얻으며 기세 좋게 출발했으나 1998년 제시 벤추라 미네소타 주지사를 배출한 이후 소멸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한때 주목받던 “노 레이블스“는 후보를 내지 못한 채 사라졌다.
또 앤드류 양이 대선에 출마하면서 만든 포워드당은 선거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고 사라졌다. 다만 머스크가 양과 최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