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시아/호주

“급식 반죽에 물감 풀었다”…中 유치원 납 중독 사건의 충격적인 원인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09 03:50

수정 2025.07.09 10:01

CCTV에 촬영된 급식에 물감을 넣은 장면 /사진=연합뉴스 [중국 현지 매체 펑파이신문 동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CCTV에 촬영된 급식에 물감을 넣은 장면 /사진=연합뉴스 [중국 현지 매체 펑파이신문 동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파이낸셜뉴스] 중국 서북부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납중독 사건의 피해 원생이 200여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음식에 미술용 물감을 음식 반죽에 첨가한 것이 원인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간쑤성 톈수이시의 허스페이신유치원에서 혈중 납 농도의 비정상 판정을 받은 원생이 지난 7일 오후 10시 기준 총 223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중국 당국은 이 유치원에서 식용이 불가능한 미술용 물감을 반죽에 첨가한 사실을 밝혀내고 원장을 포함한 관계자 8명을 구금했다.

톈수이시 연합조사팀은 유치원 원장과 주방 직원 등이 공모해 인터넷 쇼핑으로 물감을 구입해 희석한 뒤 급식에 사용한 사실을 밝혀냈다. 식품과 수돗물 등 200여 건에 대한 검사 결과 문제가 된 급식 메뉴는 삼색 대추설기와 옥수수 소시지 롤로 확인됐다.



두 식품의 납 함량은 각각 1052㎎/㎏ 및 1340㎎/㎏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식품안전규정 오염물 함량 기준 0.5㎎/㎏를 크게 초과했다. 당국은 유치원에 숨겨져 있던 물감을 찾아냈으며, 포장에 식용 불가 표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시안시중심병원에서 먼저 검사받은 다수의 원생 혈중 납 농도는 200∼500㎍/ℓ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당국이 밝힌 어린이 기준 정상 혈중 납 농도는 100㎍/ℓ 이하이며, 미국 질병통제센터 기준으로는 50㎍/ℓ만 넘어도 납중독으로 본다.

해당 유치원에서는 최근 구토나 어지럼증, 복통, 탈모, 과민반응, 흰머리, 치아 변색 등의 이상 증상을 보인 아동 20여명이 먼저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납중독 진단을 받았다.
이후 납 중독 문제가 불거지면서 원생 251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피해 아동이 223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중국서 납중독 의심으로 치아 일부가 검게 변한 유치원생 /사진=연합뉴스 [중국 매체 지무뉴스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중국서 납중독 의심으로 치아 일부가 검게 변한 유치원생 /사진=연합뉴스 [중국 매체 지무뉴스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교사들은 항의하는 학부모들에게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두통과 메스꺼움 증상을 느꼈으나 심각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피해 아동들에 대한 치료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