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프칠드런 홍보대사로 '아트드림' 참여
탄자니아 펨바 CDP서 한국인 최초 연기수업 진행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이들은 숨죽이며 따라 불렀다.
노래도, 그림도 처음인 이들이, 누군가를 바라보듯, 누군가에게 들리듯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
그 순간, 유준상은 울컥했다.
“우리는 그저 가르치러 온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가르침은 아이들한테 받았죠. 아이들이 나를, 우리가 잊고 있던 ‘순수’를 꺼내줬어요.”
10년 넘게 월드비전 홍보대사로 활동해온 유준상은 이번엔 예술나눔 공익재단 ‘아이프칠드런(AIF)’의 홍보대사로 나섰다.
7일부터 2주간 탄자니아 펨바에서 진행된 국제예술나눔 프로젝트 ‘K-Emotion 아트드림 탄자니아’에 참여해, 펨바 CDP센터 어린이 300여 명과 함께 ‘자기표현 수업’을 펼쳤다.
노래, 연기, 그림이 오간 강당은 어느새 스와힐리어·영어·한국어가 뒤섞인 감정의 ‘합창장’이 되었다.
◆“감정을 직업처럼 쓰지만, 여긴 생존이더라”
유준상은 아이들에게 물었다. “너희가 가장 기쁠 때는 언제야?”
아이들이 깔깔 웃자 그는 “더더더더~!”를 외쳤고, “슬플 땐?” 하고는 눈을 가리고 울음을 흉내냈다. “화날 땐?” 바닥을 치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배우는 감정을 직업처럼 쓰는 사람이죠. 그런데 여기선 감정이 ‘진심’이에요. 아이들 눈빛에서 그걸 느꼈어요. 예술은 결국, 자기 자신을 말하게 해주는 힘이에요.”
언어는 장애가 아니었다. “야야야야야~!” 아이들은 질세라 함께 소리치며 몸을 흔들었다. 표현은 허락이 아니라 발견이라는 걸, 그는 이곳에서 배웠다.
◆“킬리만자로는 지도에만 있지 않다”
그는 아이들의 눈빛을 “내면의 킬리만자로가 솟는 광경”이라 표현했다.
“우리는 아이 손에 지도를 쥐여주며 말합니다. ‘봐, 이게 네가 오를 산이야. 너 안에도 이런 세계가 있어.’”
펨바 강당에서 울려 퍼진 ‘아리랑’은 언어도, 국경도 넘어 진심의 파동으로 번졌다.
예술은 도구가 아니라 통로였다. 세상과 세상 사이, 마음과 마음 사이를 잇는 투명한 포털이었다.
◆“AI가 미래? NO… ART가 미래”
이번 프로젝트는 AIF가 주관한 제4차 국제예술나눔 프로그램이다. 회화, 조각, 자수, 음악, 영화 등 6개 장르의 수업이 진행됐다. 배우 유준상을 비롯해 현대미술 작가 김남표, 아트놈, 박성수, 연누리, 영화감독 민병훈까지 총 6인의 예술가가 참여했다.
“당신의 아이가 오늘 아침 유치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그 당연한 순간, 그 경험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유준상은 말했다. “AIF는 그 아이들에게 생애 첫 크레파스를 쥐여주고, 꿈의 출발선을 만들어주는 사람들이에요. 기술이 아닌,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 위에서 미래를 짓는 거죠.”
◆“ART in 퓨처… 예술은 대답이다”
유준상에게 예술은 더 이상 ‘직업’이 아니라 ‘대답’이다.
아이들이 “표현해도 괜찮다”고 느끼는 순간, 그 대답은 ‘ART in 퓨처’라는 이름으로 미래를 밝힌다.
“요즘 사람들은 말하죠. ‘AI가 미래다’라고. 그런데 저는 그 말에 물음표를 던지고 싶어요. AI가 미래? 아니요. 저는 ART가 미래라고 믿어요. 진짜 미래는 만질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아닌 감정, 속도가 아닌 경험, 그게 예술의 본질이에요.”
그는 AIF홍보대사로서 아티스트로서 다시 한번 강조했다. “우리가 남기는 건 거창한 결과가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날을 기억하는 아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세상은 이미 변하기 시작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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