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원 롯데백화점 청과채소팀 치프바이어
간편함에 '수박 도시락' 흥행몰이
"이달 끝… 가장 맛있을 때만 팔아"
최상품 찾아 새벽마다 경매장 출근
선물용 한 송이 과일 패키지 개발
"긍정적 고객 반응 쏟아져 뿌듯"
간편함에 '수박 도시락' 흥행몰이
"이달 끝… 가장 맛있을 때만 팔아"
최상품 찾아 새벽마다 경매장 출근
선물용 한 송이 과일 패키지 개발
"긍정적 고객 반응 쏟아져 뿌듯"
"롯데백화점 과일은 정말 맛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도록 하고 싶다."
9일 이정원 롯데백화점 청과채소팀 치프바이어(사진)는 "모든 백화점의 식품관 입구는 청과부터 시작한다. 백화점에 들어가는 순간 그 고객을 사로잡는 게 신선한 과일의 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첫 업무를 청과 파트에서 시작해 총무팀, 영업지원팀을 거쳐 상품본부 청과채소팀 치프바이어로 근무하게 된 그는 "바이어 업무가 너무 재밌어서 힘든 줄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날도 오전 3시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경매 시장으로 출근했는데도 피곤한 기색을 찾긴 어려웠다.
롯데백화점은 올여름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수박도시락'으로 흥행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처음 시도한 수박도시락의 반응을 확인하고 올해는 물량과 판매기간을 모두 늘렸다. 지난 6월 중순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추가 물량을 요청하는 점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 바이어는 "1인 가구의 경우 사기 부담스러웠던 수박이 잘라져 통에 담겨 있으니 손쉽게 집어 간다"고 말했다. 수박도시락은 당도 12브릭스 이상의 수박 중에서도 과육 중심부만을 담아내 8㎏ 수박 기준 2.5㎏ 정도의 과육만 사용한다. 이달 30일까지만 판매할 계획이다. 그는 "여름이 한창 남았지만 수박이 가장 맛있는 철에만 팔기 위해서"라고 했다.
수박도시락 전에는 선물용 한송이 과일 패키지로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 바이어는 "가볍게 인사하러 갈 때 큰 과일바구니는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다 부담스럽지 않냐"면서 "백화점의 패키지는 그대로 살리면서 부담을 줄인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들어냈다"고 소개했다. 샤인머스캣 한송이, 메론 1통 등 한손에 들고 갈 수 있는 사이즈에 고급스러운 포장을 더하자 고객 반응이 뜨거웠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매 순간 고민한다는 그는 지금도 '과일 농가를 찾아갈 때' 가슴이 설렌다고 했다. "농가 주인을 설득해서 소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얼마나 좋은 상품일까 기대되는 마음"이라며 "우리 매장에 입점해 반응이 좋고, 공급자도 만족한다는 말을 들으면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바이어가 된 뒤 일기예보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버릇도 생겼다. "주말 내내 비가 온다고 하면 전에는 어디 실내로 놀러가나 했는데, 이제는 '비 오면 어쩌지 과일 당도 떨어지겠네. 복숭아 어떡하나'라는 생각뿐"이란다.
샤인머스캣이 일반화되는 바람에 요즘 어린 아이들은 포도를 초록색으로 안다. 이 바이어는 "아이들이 포도는 보라색이라는 걸 다시 알게 하고 싶다"며 "9월에 나오는 '흑아롱'이라는 씨없는 캠벨포도를 찾았는데 엄청 맛있고 씨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먹기 편하고 맛있는 새로운 품종, 고객이 좋아할 취향의 과일을 계속 찾아가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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