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은퇴한 스포츠 스타가 코에 휴대전화 충전기를 꽂은 사진을 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는 사진이라고 속여 팬들로부터 돈을 뜯어낸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4일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헐링계의 마라도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아일랜드의 전설적인 헐링 선수 데니스 조셉 케리(54)는 현지 법원에서 암에 걸린 척 팬들에게 기부금을 받아낸 것 등 사기 혐의 10건을 인정했다.
헐링은 아일랜드 전통 스포츠로 막대기와 공을 이용한 구기 종목이다. 한 팀당 15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으며 막대기로 공을 쳐 상대방의 골문을 넘기면 득점하는 방식이다.
케리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고향인 킬케니의 헐링팀에서 활약하며 수많은 메달을 획득한 전설적인 선수다.
기소 내용에 따르면 케리는 지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암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불특정 다수에게 돈을 뜯어냈다.
이 과정에서 콧줄을 하고 있는 것처럼 휴대전화 충전기를 콧구멍에 꽂은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SNS에서 일종의 ‘밈(meme)’처럼 확산돼 조롱을 받았다.
다만 케리 측은 암에 걸린 적은 없지만 지난해 심장 수술을 받는 등 건강 상태가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케리는 2006년 은퇴 후 위생용품, 호텔 등 사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해 빚더미에 앉아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초 10월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유죄를 인정하면서 재판은 열리지 않게 됐다. 현재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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