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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의 저주? 한창 일할 때죠"…中 기업의 '특별한 채용'

뉴스1

입력 2025.07.10 14:38

수정 2025.07.10 14:38

웨이젠쥔 창청자동차 회장이 '35+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웨이젠쥔 창청자동차 회장이 '35+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10대 민영 자동차 기업 중 한 곳인 창청자동차가 35세 이상 직원을 특별 채용한다고 발표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35세 이상부터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취업 또는 재취업이 어려워진다는 뜻의 '35세의 저주'를 풀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10일 중국 증권시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웨이젠쥔 창청자동차 회장은 최근 회사 창립 35주년 기념 영상을 통해 35세 이상을 채용하는 '35+ 계획'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웨이젠쥔 회장은 영상에서 "35세라는 나이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마치 고비처럼 보일 수 있다"며 "많은 문이 닫혔을 수 있고, 이력서를 쓰기도 쉽지 않은 나이에다 위와 아래에서 동시에 압박받고 걷지도 눕지도 못하는 불안과 무력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웨이 회장은 "이같은 선입견은 마치 큰 산이 사람을 숨막히게 하는 것과 같다"며 "우리 회사도 올해로 35살인데, 업계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5세라는 나이는 이제 시작일 뿐이고 힘내서 충전하면 그걸로 된 것"이라며 "가장 좋은 나이는 과거가 아닌 현재로 한창인 35세에서 함께 앞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창청자동차는 오는 18일까지 '35+ 특별 채용 박람회'를 개최하고 생산 공정, 공급망,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연구개발 등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한다. 근무지는 바오딩, 베이징, 상하이, 우한, 청두, 창춘 등이다.

이번 채용 공고는 주로 80허우(1980년대생)를 공략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내 80허우는 약 2억2000만 명으로 중국을 이끄는 핵심 계층으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중국 개혁개방이 빠르게 추진되며 경제 고속성장의 변화를 겪은 세대다.

어떻게 보면 한창 일할 나이지만 중국에서는 '35세의 저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려움이 많은 세대다. 이른바 중국에서 '좋은 직장'이라고 하는 IT 기업의 경우 35세를 사실상 정년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상하이에서 게임 개발 직무의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39세의 A 씨는 현지 언론인 중국신문망에 "지난해 6월부터 올해 봄 채용 시즌까지 수백건의 이력서를 제출했으나 나이 문제로 대부분 고배를 마셨다"며 "기업에서 35세의 나이는 가장 먼저 나갈 수 있는 연령대"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에서도 점차 채용 단계에서 나이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풍부한 업무 경험과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나이 제한에 걸려 채용이 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산둥, 신장, 구이저우 등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기존 35세로 제한을 뒀던 지원 가능 연령을 45세로 확대한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