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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번 돈으로 먹고 산다” 이웃 조롱에 딸 총으로 쏜 父…인도 ‘충격’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14 09:09

수정 2025.07.14 14:16

/사진=인디아투데이 갈무리
/사진=인디아투데이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인도의 전 테니스 선수가 자신의 아버지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인디아투데이 등 복수의 현지 언론은 인도의 전 테니스 선수인 라디카 야다브(25)가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인 디팍 야다브(49)에게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디팍은 10일 오전 10시 30분께, 자택 부엌에서 요리하던 딸 라디카를 총으로 쐈다. 디팍이 쏜 5발 중 4발이 라디카의 목과 등, 어깨 등에 명중했으며, 총성에 놀라 달려온 라디카의 삼촌 쿨딥 야다브가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디카는 병원으로 즉시 이송됐으나 도착하자마자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사건 직후 디팍을 체포했으며, 그는 자신의 범죄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디팍은 딸이 테니스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으며, 주변에서 딸의 수입으로 생활한다는 놀림을 받는데 분노와 불안을 느꼈다고 한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라디카가 인도 테니스 주니어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며 1999년에는 국제테니스연맹(ITF) 랭킹에 이름을 올린 기대주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은 뒤 코치로 전향했고, 최근 테니스 코트를 대여해 지역 유망주들을 지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디팍은 임대 수입 등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자신이 딸의 수입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에 불편함을 느꼈다. 경찰에 따르면 디팍은 이 문제로 사건 발생 몇 주 전부터 우울증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이 알려진 뒤, 라디카의 친구이자 동료 테니스 선수였던 히만시카 싱 라지푸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라디카의 아버지는 수년간 딸을 통제하고 끊임없이 비판해 그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었다”며 “딸의 성공을 질투하는 친구들의 말에 귀기울였다”고 디팍을 비난했다.

또한 히만시카는 “그들은 라디카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며 “반바지를 입고 남자애들과 대화하고, 자기 방식대로 사는 걸 비난했다”고 디팍이 오래 전부터 딸을 통제해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디팍은 딸의 테니스 아카데미 운영뿐 아니라 SNS 활동 등도 반대했으며, 라디카는 아버지의 반대에 SNS 계정도 모두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