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블랙핑크부터 워터밤까지…지구를 위한 '실천'을 보여줬다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14 15:52

수정 2025.07.14 14:26

블랙핑크, 공연장 곳곳에 탄소발자국 측정 등 부스도 마련 워터밤 물총, 향후 워터밤 포토존 만드는데 사용할 예정
그룹 '블랙핑크'가 지난 12~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개최한 월드투어 '데드라인(DEADLINE)'를 개최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뉴시스
그룹 '블랙핑크'가 지난 12~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개최한 월드투어 '데드라인(DEADLINE)'를 개최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공연이 끝나면 쓰레기장으로 변하던 공연장이 달라지고 있다. 친환경 용품으로 만든 생수팩을 판매하고 수익금은 태양광 전력을 구매한다. 쓸모 없어진 물총은 재활용해 포토존으로 새롭게 만든다. 공연의 즐거움에 '환경보호'의 가치를 더했다.

친환경을 알려준 핑크색 쓰레기

최근 그룹 블랙핑크 콘서트가 진행된 고양종합경기장은 공연이 끝나고 콘서트장 곳곳에서 핑크색 ‘쓰레기 더미’를 볼 수 있었다.

폭염 경보가 내려진 무더위에 K팝 아티스트의 공연장을 방문한 사람들을 위해 현장에서 제공된 생수팩이었다.

그런데 이 생수팩, 쓰레기가 아니었다. 이날 공연에는 플라스틱 생수 대신 100% 재생 가능한 종이로 특별 제작된 생수 '블랙핑크 워터' 8만여개가 공급됐다.

블랙핑크는 이날부터 시작된 새 월드투어 '데드라인'(DEADLINE)을 통해 재생 에너지 활용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와 '평화-신재생 에너지 공급 인증서'(P-REC·Peace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구매 협약을 맺었다.

P-REC은 분쟁이 벌어지는 지역에서 생산된 재생 에너지에 주어지는 인증서를 말한다.

글로벌 식품 전처리 및 포장 전문 기업 테트라팩 코리아가 지난 5일과 6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블랙핑크 월드 투어 데드라인 인 고양'에서 특별부스를 운영했다. 사진은 특별부스에서 멸균팩 분리배출 퀴즈를 진행 중인 테트라팩 코리아 브랜드 앰버서더 줄리안 퀸타르트. 테트라팩 코리아 제공./ 사진=뉴시스
글로벌 식품 전처리 및 포장 전문 기업 테트라팩 코리아가 지난 5일과 6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블랙핑크 월드 투어 데드라인 인 고양'에서 특별부스를 운영했다. 사진은 특별부스에서 멸균팩 분리배출 퀴즈를 진행 중인 테트라팩 코리아 브랜드 앰버서더 줄리안 퀸타르트. 테트라팩 코리아 제공./ 사진=뉴시스

YG와 블랙핑크는 환경 부담을 낮춘 종이팩 생수 '블랙핑크 워터'를 판매해 수익의 일부는 자원순환 관련 활동에 기부도 한다.

이밖에도 이번 월드투어에서 발생하는 전력 사용량 일부만큼 남수단 지역에서 생산한 태양광 전력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렇게 사들인 전력은 남수단 지역에 재투자해 내전 이후 재건이 필요한 고등교육 기관 전력 공급 등에 사용한다.

이번 공연장 주변엔 관객들이 탄소발자국을 직접 측정할 수 있는 '유어 그린 스텝'(YOUR GREEN STEP) 부스, 블랙핑크가 이어온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되짚어보는 주한영국대사관 부스 등도 마련됐다.

핑크 생수팩을 만든 테트라팩 코리아는 고양 공연이 끝난 뒤 종합환경기업 에이치알엠(HRM)과 협업을 통해 종이팩을 선별 수거했다. 이틀간 수거된 멸균팩은 재활용돼 백판지, 화장지 등 제품으로 재탄생될 것으로 보인다.

블랙핑크는 고양 공연을 시작으로 세계 16개 도시에서 31회에 걸쳐 공연한다.

물 쏘던 물총, 환경을 쏘다

물총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물총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4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야외 글로벌 스테이지에서 열린 '워터밤 서울 2025' 이후 쏟아진 물총을 두고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워터밤은 물과 음악, 패션이 융합된 워터 페스티벌이다. 2015년 서울에서 처음 시작한 뒤 여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공연이 열릴 때마다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 가뜩이나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해 비판을 받고 있는데 최근엔 워터밤 축제 후 쌓여 있는 플라스틱 물총까지 공개돼 자원 낭비 논란이 일었다.

그 논란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7일 경기도 소재 환경단체인 사단법인 '트루'(TRU)엔 형형색색의 물총 약 1500개가 도착했다. 모두 워터밤 행사에 사용한 물총으로 환경단체에 재활용·재사용에 써 달라며 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트루는 버려진 장난감을 고쳐 재사용하거나 기부하고 환경 교육에 사용하기로 했다. 일부 장난감은 재생 플라스틱 판재인 '널'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트루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행사 기획 단계부터 물총을 기부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왔고 그대로 이행됐다. 들어온 물총들은 녹여서 향후 워터밤 축제 포토존을 만드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플라스틱이 없는 축제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지만,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재활용하려는 노력으로 봐 달라"며 "축제에서 일회용품 등이 사용된다면 재활용할 수 있는 단체들과 협업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