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멤피스'는 1950년대 미국의 남부도시 멤피스를 배경으로 흑인 음악을 백인 사회에 알린 전설적인 DJ 듀이 필립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또 하나의 작품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미국 작가 로버트 제임스 월러가 1992년에 발표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야기는 1960년대 미국 아이오와주의 매디슨 카운티를 배경으로 평범한 주부인 프란체스카가 사진작가 로버트와 나눈 나흘간의 사랑을 다룬다.
1950년대 미국 남부 멤피스의 흑인음악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1960년대 미국 중서부 아이오와 매디슨카운티의 중년남녀의 로맨스에 대한 이야기가 어떻게 2025년 한국 서울의 충무아트센터 대극장과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것일까. 시놉시스만 본다면 인종차별의 시대에 음악의 힘으로 차별을 극복해낸 이야기 그리고 우연히 찾아온 중년 남녀의 아련한 로맨스처럼 보일 수 있지만 뮤지컬은 익숙한 이야기를 새로운 이야기로 그리고 이야기 이상의 감동적인 체험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는 아슬아슬한 두 주인공의 심정이 아주 난이도 높은 노래들을 통해 전달된다. 음악이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소설이나 영화와는 다른 뮤지컬의 감동은 이런 음악적 장면으로 완성된다. '멤피스'는 한국 공연에서 인종갈등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흑인음악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 한국 배우들이 흑인음악과 춤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정말 놀라울 정도로 완성도 높은 노래와 춤을 보여주면서 관객을 공연으로 끌어들인다.
홍보물만 보고 뮤지컬의 이야기를 뻔하다고 단정지으면 안된다. 뮤지컬의 이야기는 요약되어진 시놉시스 이상의 진한 여운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로 티켓을 예약해서 극장으로 달려가면 그 뻔해 보이는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고,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몸이 들썩들썩 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서울시뮤지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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