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484만원 명품 재킷, 13만원에 하청줬다..로로피아나, 노동착취 정황 드러나 [명품價 이야기]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15 16:21

수정 2025.07.15 16:20

로로피아나 로고/사진=연합뉴스
로로피아나 로고/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이탈리아 계열사 로로피아나가 중국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저임금을 주고 노동착취를 한 정황이 드러나 1년간 사법 관리를 받게 됐다.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 등에 따르면 밀라노 법원은 이날 로로피아나를 1년간 사법 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로로피아나는 고급 캐시미어 의류를 생산하는 회사로 이 회사는 의류 생산을 중국 기업이 소유한 에버그린 패션 그룹에 위탁했으며, 이 업체는 이를 다시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에 있는 중국 업체에 하청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2차 하청업체는 불법 체류 중인 아시아인 노동자들을 고용해 야간, 공휴일에도 작업을 시켰으며, 노동자들은 계약상 명시된 임금보다 훨씬 낮은 급여를 받았고, 안전장치가 없는 기계를 다루며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전력 소비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노동자들이 법정 근로 시간을 훨씬 초과해 장시간 근무한 사실을 밝혀냈다.



로로피아나의 다양한 캐시미어 재킷 생산 단가는 약 100유로(약 16만원) 수준이었으나 매장에서는 최대 3000유로(약 484만원)에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로로피아나는 에버그린에 재킷 한 벌당 118~128유로(약 19만~20만원)를 지급했고, 에버그린은 이를 다시 재하청해 2차 하청업체가 받은 금액은 80~86유로(약 13만~14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밀라노 법원은 "로로피아나가 하청업체들의 불법 행위를 고의로 감독하지 않아 이득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로피아나는 사법관리 대상에 지정돼 1년간 법원이 지정한 관리자에 의해 브랜드 운영을 감독 받는다. 이 기간 법적 요건을 충족하면 사법관리 대상 조치는 해제된다.


로로피아나 측은 "공급업체가 법적·계약상 의무를 위반해 하청업체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며 "로로피아나는 5월20일 이 상황을 인지한 후 24시간 이내 해당 공급업체와 모든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불법행위를 단호히 규탄하고, 공급망 전망에 걸쳐 인권과 관련 법규 준수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인 LVMH는 지난 2013년 7월 로로피아나의 지분 80%를 인수했으며, 나머지 20%는 이탈리아 창업자 가문이 보유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