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유니스트, 울산 대기오염 원인 질소산화물 제거 방법 찾았다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17 14:15

수정 2025.07.17 14:14

유니스트(UNIST) 신소재공학과 조승호 교수팀
질소산화물(NOx) 제거할 수 있는 탈질 촉매 개발
덩어리 형태로 만들어 상용화를 위한 성능도 검증
울산처럼 석유화학산업 발달한 지역 대기 개선에 도움 기대

울산석유화학단지
울산석유화학단지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석유화학산업이 발달한 울산처럼 질소산화물과 같은 대기오염물질이 많은 지역의 공기질 개선에 획기적인 방법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질소산화물은 공장 굴뚝, 자동차, 선박 등 연료를 태우는 곳이면 어디서든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이다. 태우는 연료 종류, 장비 운전 조건에 따라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의 온도가 제각각인데, 이러한 변화에도 꾸준히 질소산화물을 제거할 수 있는 새 촉매가 나왔다.

유니스트(UNIST) 신소재공학과 조승호 교수팀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울산기술실용화본부 김홍대 박사팀과 함께 240~400 ℃의 넓은 온도 범위에서 질소산화물(NOx)을 제거할 수 있는 탈질 촉매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그림] 유니스트 UNIST 조승호 교수팀이 개발한 질소산화물 제거 촉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는 덩어리 형태로 만들어진 촉매와 그 단면 구조.
[연구그림] 유니스트 UNIST 조승호 교수팀이 개발한 질소산화물 제거 촉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는 덩어리 형태로 만들어진 촉매와 그 단면 구조.

대기 중에 배출된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 오존 오염, 산성비의 원인이 된다.

선택적 촉매 환원(SCR) 방식을 통해 질소산화물을 무해한 질소로 바꾸고 있지만, 상용 바나듐-텅스텐 촉매가 주로 350 ℃에서만 고효율을 내는 탓에 온도 변화가 심한 실제 현장에서는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240 ℃에서 질소산화물 제거 효율이 93.6%에 달하고, 고온 영역에서도 97% 이상의 전환 효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상용 SCR 촉매는 240 ℃에서 효율이 62.4% 수준에 그친다. 또 질소산화물의 97% 이상이 질소(N₂)로 전환됐으며,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N₂O) 등 부반응 부산물 생성도 거의 없었다. 촉매 수명도 개선됐다.

연구팀은 가루 촉매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쓰는 덩어리 형태로 뭉쳐 상용화를 위한 성능도 검증했다. 촉매는 가루 상태일 때 반응성이 가장 뛰어났다. 하지만 실제 공장 등에서는 분진과 압력 손실 등의 문제로 가루형 촉매를 사용할 수 없다. 벌집 구조(monolith)로 뭉쳐진 이 촉매는 빠르게 가스가 흐르는 20 L/min 조건에서 초당 수십 마이크로그램의 NO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성능을 보였다.

유니스트 UNIST 조승호 교수(왼쪽)와 이명진 박사
유니스트 UNIST 조승호 교수(왼쪽)와 이명진 박사

조승호 교수는 “이 촉매는 작동 온도 범위가 넓어, 공장·자동차·선박 등 다양한 배출원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안정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라며, “촉매의 독성을 유발하고 값이 비싼 바나듐 함량도 줄여 산업 환경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굴뚝 원격감시체계(TMS)로 실시간 관리되는 울산지역 대형사업장 96곳의 올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전년보다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환경 관리대상물질은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먼지,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오존(O₃) 등이다.
이 가운데 울산지역 발생 질소산화물은 오는 2029년에 부산, 대구 등 동남권 대도시 중 가장 많은 6만 7000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환경공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지수가 높은 국제 학술지인 ‘응용 촉매 B: 환경과 에너지(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and Energy)’에 6월 12일 온라인 공개됐다.
이명진 졸업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하였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