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총리 지지자들 경찰 곤봉으로 공격 등 폭력 사태
반 하시나 세력, 전국적 시위 예고해 폭력 사태 확산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지난해 시위로 총리가 인도로 망명하고 집권당이 활동이 금지되는 등 혼란을 겪은 방글라데시에 유혈 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지난해 8월 시민 시위로 인도로 망명한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의 지지자들과 보안군이 16일 충돌해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당했다고 병원 관계자와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날 시위는 하시나 전 총리에 대한 궐석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벌어졌다.
특히 반 하시나 세력이 하시나 전 총리 조상의 고향이자 그녀의 아와미 연맹당의 거점인 고팔간지 지구로 행진을 발표하면서 확산됐다. 당국은 해당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하시나 전 총리 축출 11개월 이후 방글라데시는 혼란과 통제되지 않는 폭도들의 폭력으로 얼룩져 왔다고 AP 통신은 17일 전했다.
16일의 충돌은 임시 정부가 악화되는 치안 상황을 수습하지 못하면서 방글라데시의 깊은 분열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TV 영상에는 하시나 지지 활동가들이 경찰을 곤봉으로 공격하고 차량에 불을 지르는 모습이 나왔다.
이는 반 하시나 학생들의 주도로 만든 국민시민당 지도자들을 태운 약 20대의 차량이 봉기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한 순간이었다.
국민시민당 지도부는 지역 경찰서장 사무실로 대피하고 안전을 위해 군인들이 장갑차로 호송하는 모습이 담겼다.
국립병원의 고위 관리인 지비테시 비스와스는 기자들에게 적어도 세 명의 시신이 이송되었다고 말했다. 영자지 데일리 스타는 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하시나의 아와미 연맹당은 5월 당국에 의해 활동이 금지됐으나 X(옛 트위터)에 여러 성명을 발표하며 폭력을 비난하고 사망 및 부상에 대해 임시 정부를 비판했다.
학생 지도자 나히드 이슬람은 고팔간지 폭력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체포하기 위해 당국에 24시간 내로 최후통첩을 내렸고 17일 인근 지역인 파리드푸르에서 또 다른 시위를 벌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익 정당인 자마트-에-이슬라미는 학생 주도 정당에 대한 공격을 비난하고 17일 모든 지구와 주요 도시에서 전국적인 시위를 선언했다.
임시 정부 비판론자들은 무함마드 유누스 임시 대통령 정부가 하시나 이후 시대에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양극화로 인해 국가 화해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들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민주주의로의 평화로운 이행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유누스 임시 대통령은 지난해 하시아 전 총리의 인도 망명 3일만에 영국에서 돌아와 혼란 수습의 임무를 맡았다.
고팔간지는 하시나 전 총리의 아버지이자 독립 지도자로 초대 총리인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의 묘소가 있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이다.
국민시민당은 이달 초 ‘국가 재건을 위한 7월 행진’에 돌입하며 정치의 새로운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모든 지역에서 행진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글라데시의 정치는 하시나의 아와미 연맹당과 그녀의 경쟁자이자 전 총리였던 칼레다 지아가 이끄는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BNP) 두 정당에 의해 좌우되어 왔다.
하시나의 당이 부재한 상황에서 집권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는 BNP는 16일 폭력 사태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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