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들이 프린터에도 인공지능(AI)을 적용한다고 하면 크게 놀라는데, 사용자들 반응은 아주 좋다. HP ‘퍼펙트 아웃풋’ 기능은 AI가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고 불필요한 광고나 여백을 AI가 자동으로 감지·제거해 원하는 부분만 출력해준다"
폴 그레이시 HP 부사장 겸 아시아태평양지역 프린트 부문 총괄은 최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AI의 영향력은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영역에서 구체화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프린터는 스마트폰, PC와 달리 가정이나 사무실 한 켠에 놓여 종이를 출력하는 데 쓰이는 주변기기 정도로 여겨지기에 AI와는 별 연관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HP는 작년 9월 프린터와 생성형 AI 서비스를 결합한 ‘HP 프린트 AI’를 내놨다. 웹 문서 인쇄 시 불필요한 여백이나 광고 등을 제외하고 엑셀 스프레드시트 등도 한 페이지로 출력될 수 있도록 하면서 소비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그레이시 부사장은 “스캔한 문서에서 비정형화된 데이터를 AI가 정형화시켜 정보를 추출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며 “이를 통해 프린터가 훨씬 더 사용하기 수월해지고 효용성도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HP는 AI 시대를 맞아 보안에도 더 신경을 쓴다는 방침이다. 그레이시 부사장은 “보안은 언제나 최우선 순위로, AI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의 고도화가 더욱 더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리스크가 점점 더 고도화되면서 이에 대응하는 방어 체계, 도구들도 함께 발전해야 하는 만큼 HP는 최근 세계 최초로 양자 기반 공격에 대비하는 프린터를 발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HP는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올해 1·4분기 전 세계 하드카피 주변 기기 시장에서 34.4%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달성했다. 그레이시 부사장은 “시장 1위는 우리 노력의 결과로, 이런 위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객 중심성이 필수”라며 “HP가 계속 고객 수요가 무엇인지 연구하고 당면 과제를 파악하면서 이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아시아 시장은 지속적으로 다른 시장과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왔는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시장 내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현지 고객이 원하는 제품들을 설계할 것”이라며 “오피스 시장에서 프린터 뿐만 아니라 스캐너, 솔루션 등 많은 기회를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P는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를 인수한 뒤 A3 프린터 등을 선도하겠다며 HP프린팅코리아를 설립했다. 현재 삼성 브랜드로 판매되는 프린터는 HP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작한 제품이다. HP는 한국을 HP 프린터 사업의 글로벌 전략 R&D 허브로 키우고자 경기도 판교에 사옥을 마련하는 등 한국 시장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레이시 부사장은 “한국 시장은 HP에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R&D 시설에 많은 투자를 했고 제품 생산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며 “다양한 고객, 채널 파트너들과 관계를 쌓고 있으며 이러한 관계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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