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신안교 수해 현장 아침부터 분주…추가 폭우 예보에 불안
2020년에도 큰 피해…상습 침수에도 대책은 아직
[르포] 하루 만에 물바다·흙투성이 된 삶터…복구 막막광주 북구 신안교 수해 현장 아침부터 분주…추가 폭우 예보에 불안
2020년에도 큰 피해…상습 침수에도 대책은 아직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엄두가 안 나요. 또 휩쓸려 내려갈까 불안합니다."
18일 아침 광주 북구 신안동 한 식당에서는 주민 김명순(55) 씨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건물 안에 가득 찬 물이 빠지면서 흙투성이가 온 식당을 뒤덮었고, 김씨는 주방과 화장실까지 들이닥친 물을 새벽부터 퍼내느라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식당 뒤편으로는 교량과 연결된 바닥이 처참하게 무너져 집기를 옮기는 김씨의 발걸음마저 위태로워 보였다.
구석구석 걸레로 훔쳐보고 빗자루로 쓸어봐도 흙탕물은 여전했다.
의자와 식탁은 천장까지 뒤엉키고 깨진 그릇, 흙으로 뒤덮인 수저들은 널브러져 어디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모습이었다.
김씨는 "살다 살다 이렇게 비가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물이 순식간에 차고 들어오더니 1층은 아예 잠겨버렸고 하천물이 담을 넘어갈 만큼 불어났길래 얼른 대피했다"며 "돌아와 보니 밥그릇은 다 깨져있고, 식탁도 다리가 부러져있는데 장사는커녕 집기를 다 버리게 생겼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하나라도 더 건지자는 마음으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짐을 밖으로 꺼내거나 쓰레기를 정리했다.
폭우로 집이나 가게가 무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낸 주민들도 초췌한 표정으로 삶터로 돌아왔다.
상가 앞 길가에는 빗물에 잠겼던 차량을 두고 발을 동동 구르는 이도 있었다.
침수 차량 주인인 박모(66) 씨는 "차를 세웠던 곳에서 5m 정도 떠내려온 것 같다"며 "시동도 안 걸리고, 안은 완전 엉망진창이어서 청소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비는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오후부터 예고된 비 소식에 주민들은 불안감을 토로했다.
특히 신안교는 집중호우 시 극심한 수해가 발생하는 곳으로, 2020년에도 물난리로 피해를 봤다.
광주 북구는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하는 등 수해 예방 사업을 추진했지만,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극한 호우를 견디기에는 역부족이다.
신안동에서 태어나 줄곧 살았다는 김모(61) 씨는 "중학교 때 집이 떠내려갈 뻔하고 2020년에는 하천이 넘쳐서 허리까지 물이 차오른 적이 있을 정도"라며 "많은 비가 다시 온다는데 이렇게 대책 없이 있다가 건물이라도 무너지지 않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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