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영국 그랑프리 동시 리뷰
오스트리아, 리타이어만 4명 기록
영국, 훌켄버그 인생 첫 '포디움'
오스트리아, 리타이어만 4명 기록
영국, 훌켄버그 인생 첫 '포디움'
세계 3대 스포츠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인기가 많지만 유독 국내에는 인기가 없는 ‘F1’. 선수부터 자동차, 장비, 팀 어느 것 하나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는 그 세계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격주 주말, 지구인들을 웃고 울리는 지상 최대의 스포츠 F1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무거운 주제들을 다양하게, 그리고 어렵지 않게 다루겠습니다. F1 관련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를 원하신다면, ‘권마허의 헬멧’을 구독해주세요.
연재에 앞서 두 경기장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오스트리아 그랑프리는 스타이어마르크에 위치한 레드불 링에서 개최됩니다. 전체 길이 4.318㎞에 총 71랩으로 진행되죠. 고속 코너와 직선 구간이 많아 드라이버 개인의 실력이 필요한 게 특징입니다. 영국 그랑프리는 실버스톤에서 열립니다. 실버스톤은 1950년 첫 F1 경기가 열린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합니다. 서킷 전체 길이는 5.891㎞, 랩 수는 52랩입니다. 고속, 기술적 코너가 함께 있는 경기장으로 타이어 관리가 특히 중요한 곳이기도 합니다. 영국의 변덕스러운 날씨도 변수로 꼽힙니다. 두 경기를 모두 담은 권마허의 헬멧 이번화, 시작합니다.
"리타이어만 4명"...오스트리아 그랑프리, 맥라렌 독주
경기 시작부터 카를로스 사인츠(윌리엄스) 차가 이상을 보였습니다. 브레이크에 문제가 생기면서 차가 멈춰선 것인데, 피트로 들어가 몇 차례 출발 시도를 한 그는 결국 경기를 시작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첫 랩부터 옐로우 플래그가 나왔습니다. 추월 시도를 하던 베르스타펀을 안드레아 키미 안토넬리(메르세데스)가 친 것입니다. 시작부터 세이프티차가 나오면서 이날 치열한 경기를 예고했습니다. 이 충돌로 레드불의 에이스 베르스타펀과 안토넬리 모두 '리타이어'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선수들은 모두 괜찮다는 의사를 표했습니다. 베르스타펀은 충돌 당시 "멍청하게 부딪혔다"며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3랩부터 그린 플래그가 나오며 레이스는 재개됐습니다.
맥라렌의 독주는 이번 라운드에서도 빛났습니다. 경기 중반까지 1~2위는 맥라렌 선수들이, 3~4위는 페라리 선수들이 차지했고 노리스와 피아스트리는 서로 순위를 바꿔가며 선의의 경쟁을 했습니다. 같은 팀이지만 서로 봐주지 않고 항력 감소 시스템(DRS) 등을 열고 추월을 시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또 한 명의 리타이어가 나왔습니다. 알렉산더 알본(윌리엄스)가 주인공입니다. 벌써 네번째입니다. 6위에서 달리고 있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31번 랩에서 또 한 번 옐로우 플래그가 나올뻔했습니다. 츠노다 유키(레드불)가 프랑코 콜라핀토(알핀)과 충돌한 것입니다. 잠깐 옐로우 플래그가 나왔지만 콜라핀토가 바로 균형을 잡으며 경기가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고속 코너, 직선 구간이 많은 탓에 드라이버들이 타이어 관리에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한 타이어를 끼고 최대한 오래 버티느라 마모가 심하게 됐고, 휠락(바퀴가 멈추고 미끄러지는 현상)도 종종 보였습니다. 앞쪽 순위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는데, 피아스트리와 해밀턴이 경기 중간 미끄러지는 경우도 포착됐습니다.
54번랩에 아찔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피트아웃을 하는 2위 피아스트리를 16위 콜라핀토가 못 보고 충돌 직전까지 간 것입니다. 콜라핀토도 15위 츠노다와 나름 치열한 순위 결정전을 하고 있어서 피아스트리를 못 본 것 같습니다. 이번 지연으로 1위 노리스는 2위 피아스트리와 더 큰 격차를 가져 갈 수 있게 됐습니다.
경기 마지막은 1~2위 선수들과 한 바퀴가 따라잡힌 중위권 선수들이 뒤엉키며 혼란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선두 주자가 1바퀴를 따라 잡은 선수 추월을 시도할 때, 뒤처진 차는 빠르게 자리를 비워야 합니다. 경기 마지막까지 1위 노리스-7위 페르난도 알론소(애스턴 마틴)-8위 가브리엘 보톨레토(킥 자우버)-2위 피아스트리의 서로 쫓고 쫓기는 경주가 이어졌고 결국 경기는 이대로 마무리 됐습니다.
1~2위는 맥라렌 노리스, 피아스트리가 손쉽게 차지했습니다. 3위 르클레르, 4~6위는 퀄리파잉과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로슨이 6위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포인트를 얻은 점이 인상적입니다. 킥 자우버 선수들이 8, 9위에 위치해 모두 포인트를 딴 점도 특징입니다.
연속된 옐로우 플래그에도...훌켄버그, 3위로 첫 '포디움'
역시 영국입니다. 레이스 전 온 비로 바닥이 젖은 모습입니다. 경기 시작 때 비가 오지 않았지만,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탓에 선수들이 어떤 타이어를 낄지 고민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1랩부터 옐로우 플래그가 나왔습니다. 앞선 그랑프리 6위를 기록했던 로슨이 차 충돌로 잠시 멈춰선 것입니다. 젖은 바닥으로 인해 선수들이 균형을 잘 잡지 못하는 모습도 쉽게 보였습니다.
결국 경기 시작하자마자 버츄얼 세이프티카가 나왔습니다. 로슨과 콜라핀토는 리타이어를 하게 됐습니다. 선수들 개인 화면을 보니 여기 저기 물이 튀고 앞 뒤에서 미끄러지고 하는 게 실시간으로 보이네요. 4랩에도 보톨레토가 멈춰서며 옐로 플래그가 나오는 모습입니다. 오버스티어(운전자가 의도한 것보다 자동차의 뒷바퀴가 더 회전하며 코너를 도는 현상)로 멈춰선 보톨레토, 리타이어 하며 경기를 마무리 합니다.
좋지 않은 조건에도 선두권은 흔들림 없습니다. 중간 중간 옐로우 플래그가 나와 속도를 높이기 어려웠던 점도 있었지만, 1위 베르스타펀과 2위 피아트스리가 경기 초반 딱 붙어서 가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결국 피아스트리가 8랩 때 1위를 탈환했습니다.
11랩부터 강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드라이 타이어를 쓰던 선수들이 모두 피트인, 타이어를 교체하는 모습입니다. 14번랩에서 르클레르의 브레이크 고장과 세차게 내리치는 비로 세이프티차가 선언됐습니다. 선수 개인 화면으로 보는 서킷 상황이 정말 쉽지 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옐로우 플래그의 도움 등으로 19위로 시작한 훌켄버그가 어느새 5위에 위치해 있는 모습입니다.
경기가 재개됐지만 젖은 노면으로 차들이 지나가며 안개를 만들어, 바로 뒤의 차도 보이지 않습니다. 장관입니다.
18번랩에서 또 다시 옐로우 플래그가 나왔습니다. 아이작 하자르(레이싱 불스) 차가 앞 차를 들이받으며 멈춰 선 것입니다. 21번랩 옐로우→그린 플래그로 바뀌는 상황에서 베르스타펀 차가 스핀하며 순위가 2위에서 9위로 크게 뒤처졌습니다. 랜스 스트롤(애스턴 마틴)은 3위로 올라온 모습입니다. 피아스트리는 세이프티차가 나왔을 당시, 급 감속으로 규정 위반을 했습니다. 이에 따라 10초 패널티를 받게 됐습니다.
35번랩, 훌켄버그가 스트롤을 추월하며 3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슬립스트림(차량간 공기 흐름을 이용해 속도를 높이는 기법)을 이용해 단번에 뒤집는 게 대단합니다. 40번랩에서 하드 타이어를 끼고 나온 러셀이 바로 스핀을 선보입니다. 서킷에 비가 아직 다 마르지 않았는데 섣부른 생각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비가 그치자 해밀턴을 필두로 대부분 선수들이 타이어를 교체하러 피트인합니다. 승부수를 건 것인데요, 타이어를 바꾸는 선수들 뒷 모습에서 결연함이 느껴집니다.
이번 영국 그랑프리에서 가장 큰 이변은 훌켄버그의 포디움(상위 3위) 진입입니다. 2010년 데뷔한 이후 첫 포디움입니다. 마지막까지 해밀턴이 5초 대로 따라붙었지만, 훌켄버그가 실수하지 않으며 3위를 지켰습니다. 1~2위는 노리스, 피아스트리 등 맥라렌 선수들이 휩쓸었습니다. 4위는 비에서 강한 해밀턴, 5위는 베르스타펀이 위치했습니다. 15년 만에 3위를 차지한 훌켄버그, 정말 대단합니다.
1~2위, 맥라렌 선수들이 휩쓸어...컨스트럭터 1위도 '그 이름'
이번 시즌, 어느새 절반을 돌았습니다. 경기는 다음주 벨기에 그랑프리로 돌아옵니다. 모든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도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