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뉴스1) 김낙희 기자 = "매년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요. 펌프장(배수장)이 많으면 뭐 합니까. 수년째 침수 피해를 보고 있는데…"
20일 오전 충남 부여군 규암면 라복리 시설하우스 단지를 찾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박정현 부여군수, 박수현 의원(민주·공주부여청양) 등 앞에 선 한 농민이 이같이 하소연했다.
부여군은 지난해까지 '집중 호우'로 3년 연속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큼 수해가 극심하게 이어진 곳이다.
군에는 시설하우스 약 4만 동이 분포해 있는데 이중 2023년 6000동, 2024년 5000동, 올해엔 약 1000동이 침수 피해를 봤다.
올해 침수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 산정 금액은 아직 집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역 곳곳 시설하우스에서 자란 농작물은 한번 침수되면 상품성이 그대로 사라져 모두 폐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농민은 "이번에도 (배수장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비가 내린 것을 우리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매년 이렇게 침수 피해를 본다면 우리는 어떻게 먹고사느냐"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농민들은 △배수장 증설의 신속성 △한국농어촌공사 배수장 담당자의 관리 연속성 △현실에 맞는 배수장 설계 등의 반영을 송 장관에 요청했다.
박 군수는 "배수장 100곳이 가동되는 우리 지역은 30년 빈도 폭우를 기준으로 설계됐다"며 "해마다 100년, 200년 빈도의 역대급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근본적으로 설계를 바꾸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말했다.
다만 박 의원은 "관련 배수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최대 2030년까지 5년 계획으로 잡혀있다"며 "이 때문에 급한 곳은 개보수 사업으로 빨리 집행해야 한다"고 송 장관에 제안했다.
이 밖에 군에서는 16~17일 내린 호우로 △사면붕괴·유실 등 도로 7건 △배수로 유실 등 소규모 공공시설 9건 △지방하천 및 소하천 제방 유실 10건 △문화유산 1건 △축사 1건 등 총 31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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