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엡스타인 피해자 "엡스타인 사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었다"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21 14:00

수정 2025.07.22 10:43

대선 때 엡스타인 관련인들 단죄 외치며 '마가' 결집시킨 트럼프
직접 키운 음모론에 발목 잡혀 자멸하나
WSJ에 '외설 편지' 보도 말라며 외압 행사한 정황도 드러나
현재 WSJ 보도 관련 명예훼손 소송 진행 中

제프리 버먼 뉴욕 남부지방검사가 2019년 7월 8일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프리 엡스타인에 대한 기소를 발표하면서 엡스타인의 사진을 가리키고 있다.AFP연합뉴스
제프리 버먼 뉴욕 남부지방검사가 2019년 7월 8일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프리 엡스타인에 대한 기소를 발표하면서 엡스타인의 사진을 가리키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금까지 수많은 스캔들에서 살아남았지만, 미성년자 인신매매 및 성 접대 추문으로 자살한 억만장자 금융인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관 의혹은 핵심 지지층마저 균열 조짐을 보인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시험대에 섰다"라고 보도했다. 그만큼 메가톤 급 파장도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엡스타인 피해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의 연루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20일(현지시간) NYT는 "엡스타인의 피해자였던 마리아 파머가 1995년 당시 엡스타인의 맨해튼 사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 여성인 파머는 "당시 트럼프가 맨다리를 응시할 때 두려움을 느꼈다"며 "그런데 갑자기 엡스타인이 방에 들어와 '(이 사람이) 아니다, 그녀는 여기 없다'고 하며 트럼프를 데리고 방을 떠났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자신을 향해) '16살인 줄 알았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화는 트럼프를 정치적으로 파산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엡스타인의 성상납 대상자였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 청 백악관 홍보국장은 이 사실을 즉각 부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 전에 엡스타인과의 우정을 끝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절대 엡스타인의 사무실에 있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의혹은 사그라들기는 커녕 더욱 커지는 분위기이다. 20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저널(WSJ) 편집인에게 "기사를 내보내지 말라"고 외압을 행사했었다고 추가 보도했다. 외압을 행사했던 15일 당시 트럼프가 보도를 막고자 했던 것은 과거 자신이 엡스타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여성 나체를 외설스럽게 그린 편지를 보냈다는 내용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내용을 보도했던 WSJ은 18일 트럼프에 의해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다.

현재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마가(MAGA)'조차도 이 사태로 인해 등을 돌리고 있다.

미국 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20일 공개한 미국 성인 2343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 ±2.5%p)에서도, 엡스타인 의혹과 관련해 응답자의 75%가 이 문제를 다루는 트럼프 정부에 대해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9%는 '연방 법무부가 해당 의혹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