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뉴스1) 김태완 기자 = “새벽 3시, 4시경. 시간당 115mm, 누적 500mm 이상. 모든 것이 물에 잠기기 시작한 그때, 누가 무얼 할 수 있었을까.”
200년 빈도에 해당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지난 17일 새벽 충남 서산을 덮쳤다. 시간당 115mm, 누적 최대 500mm의 비는 도심과 농촌을 가리지 않고 순식간에 물바다로 만들었다. 기상 당국은 이를 ‘200년 빈도 강우’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청지천 일대에서는 침수된 차량에 고립됐던 60대와 80대 시민 두 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한순간의 재난은 가족과 이웃의 삶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당시 현장은 시야 확보조차 어려운 암흑 속, 격렬한 폭우가 쏟아지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단순히 통제선이나 배수시설 설치의 여부만을 들어 책임을 묻기에는, 현장 판단을 무시한 지나친 단정이라는 지적도 시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물길은 막을 수 없었지만, 그 안에서 시민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이들은 분명 존재했다. 서산시는 비난보다도 먼저 시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시민들에게 가장 절실한 위로이자 희망이기 때문이다.
서산시는 사고 직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즉시 가동했고, 15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는 24시간 비상근무에 돌입해 실시간 현장 대응에 나섰다. 시는 도로 유실, 농경지 침수 등 2차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유관기관과 협력해 응급 복구와 방재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 중이다.
한 현장 공무원은 “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집중호우 속에서도 ‘무엇보다 사람부터 살려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과 유족들에게 서산시는 깊은 애도를 전하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응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현재 응급 복구반을 중심으로 유관기관과 협력해 도로 유실, 농경지 침수, 하천 범람 등 후속 조치를 신속히 진행 중이다. 피해 규모는 현재 집계 중이며, 이완섭 서산시장은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에게 특별재난지역 사전 선포를 건의한 상태다.
서산시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건 상처 입은 시민들의 손을 잡아주고 함께 아픔을 나누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시민의 일상이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온 힘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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