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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 사업장서 역할 커지는 '건설사업관리' PM·CM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21 18:05

수정 2025.07.25 10:45

한남·용산 등 핵심지 잇단 도입
시공사 제안한 공사비·기간 관여
조합 감시역할까지 만족도 높아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건설사업관리(PM·CM) 도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공사비를 절감하고 품질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이 주목을 받으면서 주요 사업지를 중심으로 PM용역이 필수화 되는 양상이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개발'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한남2·3·4·5구역)은 최근 구역별로 모두 PM 용역을 마쳤다. 지난 2023년 한남4구역이 한남뉴타운 내 처음으로 건설사업관리를 도입한 이후, 이달 한남5구역까지 입찰을 마치면서 전 구역이 PM 도입을 택하게 됐다. 한남3구역과 4구역은 한미글로벌을, 2구역과 5구역은 삼우씨엠건축사사무소를 PM사로 선정했다.



한남뉴타운뿐만 압구정, 반포, 성수 등 핵심 지역에서 PM 도입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미글로벌은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방배5구역, 청담삼익, 한강맨션 등 △삼우씨엠은 신반포4지구, 자양1재정비촉진구역 등 △건원엔지니어링은 송파 잠실우성, 장위4구역 등과 계약을 맺었다. 이외에도 서울 내 곳곳에서 PM사 수주전이 시공사 수주전 못지 않게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정비사업장에서 PM을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시공사 견제'가 꼽힌다. 최근 몇 년간 건설공사비가 치솟으면서, 시공사와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이 잦아지는 실정이다. PM사는 시공사가 제안하는 공사비를 검증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공사기간, 품질 등에도 관여한다. 또 안전사고를 관리하고 소음 등 크고 작은 민원을 조정한다.

실제로 시공사 교체 등 우여곡절을 겪은 용산 국제빌딩4구역 재개발 사업장(현 용산센트럴파크·2020년 준공)에서는 PM을 맡은 한미글로벌이 시공사의 공사비 증액 요청을 검증해 약 390억원의 공사비를 절감했다. 한 재개발 사업 조합 관계자는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조합 임원을 견제하려는 용도로 CM 도입을 강하게 주장하는 곳도 있다"며 "CM사가 시공사 뿐만 아니라 조합을 감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PM사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만큼 갈등의 소지가 많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복잡한 사업"이라며 "설계 검토, 공사비 검증, 계약 협의, 리스크 관리 등 사업 전반을 전문가의 관점에서 관리해 조합과 사업 주체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한편 현재 대부분 프리콘(Pre-con·사전 기획단계) 단계에 머물러 있는 건설사업관리를 공사 기간과 준공 후 유지·보수기간에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이 장기간 진행되는 만큼 사업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갈등에 대처할 수 있는 PM의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