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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4개월... 세계 경제 기대 이상으로 잘 버텨내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22 14:51

수정 2025.07.22 14:51

지난 2일 베트남 타이응우옌성의 한 의류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2일 베트남 타이응우옌성의 한 의류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4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산 수입품에 대한 대대적인 관세 부과에 들어간지 4개월이 돼가고 있는 현재 세계 경제는 기대 이상의 탄력성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이 기대 이상으로 활기를 보이고 있고 관세로 인한 수입품 가격 인상에도 미국의 소비도 이어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가계들의 투자와 지출이 예상 밖으로 활발하면서 경제전문가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상반기 세계 무역 규모가 늘고 있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상향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은행 JP모건에 따르면 이 기간 세계 경제는 2.4% 성장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1·4분기(1~3월) 세계 제품 교역량은 북미 국가들의 수입 급증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으며 올해 전체 규모 전망치를 당초 마이너스(-)0.2%에서 0.1%로 재조정했다.



골드만삭스도 전세계적으로 투자와 제조업체의 고용, 지출과 전체 경제 활동 모두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저널에 따르면 기업들이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공급망 지키기 같은 변화를 겪으면서 배운 것이 효과를 보이며 미국과 독일 등 여러 기업들도 재정 지출을 늘리고 있다.

또 지난 10년간 이어진 글로벌화에 대한 정치적인 반발에 기업들은 자국에서의 제조를 더 늘려 수출을 하고 있으며 관세 전쟁으로 인해 이것은 어느때 보다 더 중요해졌다.
앞으로 더 높아질 수 있는 관세 가능성에 일부 기업들은 재고 확보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등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 이사 이사벨 슈나벨은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이 예상했던 것보다 크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유럽은 최근 제조업이 점차 활발해지면서 수출을 포함한 신규 주문을 포함한 선행 지수가 지난 3년 중 최고 수치로 올라갔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에이드리언 프레트존은 유럽 자동차 업계가 25% 관세로 인해 미국 수출이 줄어들었음에도 잘 버티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의 수출이 예상했던 것 보다 급감하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중국은 올해 1~5월 대미 수출이 10% 감소했으나 이 기간 전체 수출은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시장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 늘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도 미 가계들의 가처분 소득이 현재 매우 높은 수준이어서 비싸진 가격에도 소비는 이어지고 있다고 수전 콜린스 미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가 최근 연설에서 밝혔다.

콜린스 총재는 기업들의 이익 마진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면서 이것은 관세 부담을 버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특히 그동안 우려됐던 “관세로 인한 고용 시장과 경제 성장의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소비를 반영하듯 올해 1~4월 미국의 동남아시아산 수입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8% 늘었으며 중국산 수입 감소에도 1~5월 아시아로부터의 수입이 10% 증가한 것으로 미 센서국의 집계에서 나타났다.

또 올 1~5월 미국이 유럽으로부터 수입한 규모도 4210억달러(약 584조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7% 급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가 관세를 버티고 있는 것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오판해 관세율을 더 높일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경제 연구소인 피터슨 국제경제 연구소의 부소장 마커스 놀런드는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가 30%나 50%로 높아지는 경우로 관세율이 높아지는 것은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르줄라 폰데어아리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미국의 관세가 높아질 경우 양측간 무역이 사실상 얼어붙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널은 기업과 가계들이 관세 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결말이 날지 지켜보면서 불확실성을 빠져나가는 길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