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순이익 4배 이상 투자
"정부 지원 없으면 지속 불가"
"정부 지원 없으면 지속 불가"
[파이낸셜뉴스] 국내 시멘트 업계가 최근 5년간 설비투자에 2조5306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85%는 환경·안전 등 강화된 규제 대응을 위한 투자였으며, 이 같은 집행 규모는 같은 기간 업계 당기순이익의 4.3배에 달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22일 '2024년 설비투자 실적 및 2025년 계획' 자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협회는 삼표시멘트, 쌍용C&E,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등 주요 회원사의 투자 현황을 집계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업계가 계획한 누적 설비투자액은 총 2조5306억원이다.
올해 투자 계획은 51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줄었다. 설비투자 규모가 감소세로 전환한 데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건설경기 침체 여파가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다만 핵심 분야인 환경·안전 부문은 20.2% 늘어난 1875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이 같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실적 개선과 연동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업계의 연평균 당기순이익은 4200억원으로 설비투자액(연 5061억원)에 못 미친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침체된 건설경기는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아 투자 역전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NOx 배출 부담금 등 정부의 강화된 환경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설비 구축은 시기상 건설경기 상황이나 연동된 업계 경영상황에 따라 탄력적인 적용이 어렵다”며 “향후 안정적인 생존기반 마련이 더 우선이므로 건설현장 가동중단 증가에 따른 매출감소와 손실확대에도 불구하고 환경투자를 최대한 유지하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제 시멘트 전문 미디어 '셈넷'의 토마스 암스트롱 편집인도 지난 6월 열린 '셈텍 아시아 2025'에서 “유럽은 순환경제 시대에 발맞춘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배출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유럽연합(EU) 차원의 투자를 지원받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시멘트업계의 환경설비 투자 지원을 적극 고려한다면 활로를 찾는데 도움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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