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뇽 공식 프로그램(IN)에 한국 작품 다수 초청… 1998년 이후 28년 만의 쾌거
[파이낸셜뉴스] 한국 공연예술이 세계 무대 중심에 선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 최대 공연예술 축제인 ‘아비뇽 페스티벌(Festival d’Avignon)‘이 2026년 공식 초청언어(Guest Language)로 ‘한국어’를 선정했다.
23일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이는 아시아 언어권 최초이자, 단일 국가 언어로는 유일한 사례다. "한국 공연예술의 국제적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아비뇽 페스티벌과 ‘초청언어’ 프로그램
아비뇽 페스티벌은 1947년 연출가이자 배우인 장 빌라르의 주도로 시작된 유럽 최대 규모의 공연예술 축제다.
‘초청언어’ 프로그램은 예술감독 티아고 호드리게즈의 기획으로 도입됐다. 특정 언어권의 예술과 문화를 집중 조명함으로써 해당 언어권의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영어(2023), 스페인어(2024), 아랍어(2025)가 선정됐다. 그리고 80회를 맞이하는 2026년 아비뇽 페스티벌의 초청 언어로 ‘한국어’가 선정됐다.
아비뇽 공식 프로그램(IN)에 한국 작품 초청… 1998년 이후 28년 만
예경은 한국어 초청언어 프로그램의 공식 파트너 기관으로 아비뇽 페스티벌 측과 한국 공연예술의 다양한 면모를 조망하는 공동 기획을 준비 중이다. △한국 연극·무용·퍼포먼스 작품의 공식 초청, △문학·영화·시각예술 분야의 협업, △예술가 토크와 문화 포럼, △‘한국어’ 정체성을 주제로 한 한국관 운영 등을 통해 한국 예술의 해외시장 확대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아비뇽 페스티벌의 핵심 무대인 ‘공식초청 프로그램(IN)’에 한국 작품이 다수 초청된다는 점이다. 이는 자율 참여가 가능한 ‘오프(OFF)' 프로그램과 달리, 축제 측의 엄격한 심사를 거친 갖춘 작품만이 오를 수 있다.
한국 작품이 아비뇽 페스티벌 공식 프로그램에 초청된 것은 1998년 ‘아시아의 열망(Désir d’Asie)’ 프로젝트 이후 약 28년 만이다.
2023년 인연에서 2026년 협력으로… 한국어 초청언어 프로그램 본격화
예경 측은 "지난 2023년 10월 티아고 호드리게즈 예술감독은 한국을 방문했다"며 "당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를 접하고 한국 동시대 예술의 실험성과 깊이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아비뇽 페스티벌과 SPAF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2024년에는 신진 예술가들의 공동창작 및 축제에서의 발표 기회를 지원하는 ‘트랜스미션 임파서블(Transmission Impossible)’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했다. 또 호드리게즈가 연출 및 출연한 작품 '바이 하트(By Heart)'가 SPAF 무대에 오르며 한국 관객과의 접점을 넓혔다.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이번 아비뇽 페스티벌의 ‘한국어 초청언어’ 선정은 한국 공연예술의 도전성과 감성, 그리고 국제성을 전 세계에 소개할 절호의 기회”라며 “아비뇽 페스티벌과 SPAF의 축제 간 지속적 교류를 통해 한국 공연예술의 해외 진출 생태계를 확장하고, 언어를 매개로 한 문화 교류의 지평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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