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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외면 속 3,200 아래 묶인 코스피…추가상승 동력 찾을까

연합뉴스

입력 2025.07.23 16:26

수정 2025.07.23 16:26

코스피 불장에도 증시 대기자금 감소…美주식 보관잔액은 증가 일각에선 "3,000대 초반 안착 후 상당 기간 정체" 전망도
개미 외면 속 3,200 아래 묶인 코스피…추가상승 동력 찾을까
코스피 불장에도 증시 대기자금 감소…美주식 보관잔액은 증가
일각에선 "3,000대 초반 안착 후 상당 기간 정체" 전망도

코스피, 미일 무역협상 타결 영향은? (출처=연합뉴스)
코스피, 미일 무역협상 타결 영향은?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새 정부 출범 이후 '불장'을 이어오던 코스피가 심리적 저항선인 3,200 고지 앞에서 좀처럼 추가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부족한 탓에 3,2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종목간 순환매만 거세지는 것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22일 기준 65조6천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1일 기록한 올해 최고치(70조4천132억원)보다 6.8%가량 감소한 금액이다.

코스피 거래대금도 지난달 하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1조8천978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25일(19조6천626억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작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순매도로 일관하던 외국인이 5월부터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코스피는 6월 한 달 동안에만 14% 가까이 급등, 이 기간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그런데도 이달 들어 활기가 줄어드는 배경에는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에 대한 불안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전쟁을 비롯한 대외 불확실성, 개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외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외국인 홀로 지수를 견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오늘 한일 증시 결과는? (출처=연합뉴스)
오늘 한일 증시 결과는? (출처=연합뉴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07년, 2011년, 2018년, 2021년 코스피 강세장을 분석해 보면 고객예탁금이 정점을 찍고 하락 기미를 보인 직후부터 최장 3개월 사이 코스피 고점이 도래했다"면서 "개인투자자의 관심 부족은 향후 코스피의 추가적 상승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박스권에 붙들려 있던 코스피가 모처럼 상승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추세상승을 믿고 선뜻 뛰어들 정도의 확신을 주지는 못한 셈이다.

한국 주식 대신 미국 주식으로 자금이 쏠리는 '탈(脫) 국장' 현상도 여전하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21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보관잔액은 1천328억8천982만 달러로 이달 초(1천229억5천730만 달러) 대비 8.0%가량 증가해 역대 최대수준을 보인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과거 패턴대로라면 3,000포인트에 안착한 이후 한참 동안 증시가 정체하게 될 것"이라면서 "당장 8월 초 관세협상부터 지나야 하고 이익과 수출 둔화도 걱정이다. 미국 증시도 과열인데 장기금리는 좀처럼 하락하지 않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참여자들이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인 신용공여 잔고는 이달 1일 20조8천798억원에서 22일 21조7천272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꺼졌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대미 무역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새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구체화하면 또다시 상승장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 시한이 채 열흘도 남지 않은 만큼 시장의 경계심리가 불가피하다"며 "한국의 경우 오는 25일 한미 2+2 통상협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교역협상 결과에 따라 8월 25%의 상호관세 강행 여부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에 국내 증시는 해당 협상 경과에 더욱 촉각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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