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달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밤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CNBC는 당시 상황이 숨가쁘게 돌아갔다면서 트럼프가 상황을 완전히 통제한 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본과 무역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22일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일본과 ‘대대적인’ 무역합의에 이르렀다면서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를 투자하고 15% 관세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백악관 비서실 차장 댄 스캐비노가 소셜미디어 X에 올린 사진에 따르면 당시 상황은 숨가쁘게 흘러갔다.
이 사진에는 트럼프 책상에 올라온 대형 카드가 있다.
카드에는 10% 관세율과, 자동차와 의약품, 반도체 산업에 15% 관세율이 적용된다는 내용이 표시돼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서 세부 내용 설명 없이 그저 일본이 15% 관세율을 적용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일본은 미국에 상호관세 15%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
일본 측과 백악관 참모들이 합의해 만들어진 카드에 적힌 10% 관세율을 결국 15%로 끌어올린 셈이다.
관세율 밑에는 커다란 글씨로 4000억달러를 뜻하는 “$400B”가 적혀있었지만 여기에는 가위표가 그어져 있었고, 그 위에 숫자 “500”이 들어갔다. 일본의 대미 투자 금액이 4000억달러에서 5000억달러로 증액된 것이다.
5000억달러는 어떤 이유에선지 결국 5500억달러로 늘어났다.
트럼프는 그저 “일본이 내 의사에 따라 미국에 5500억달러를 투자한다”면서도 “수익의 90%는 우리가 받는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그는 이 합의로 미국에 수십만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C는 이렇게 바뀐 숫자들은 트럼프가 직접 고친 것인지, 아니면 협상 테이블에서 막판에 바뀐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23일 자신이 이 대형 카드를 작성했다고 밝혔지만 숫자가 왜 달라졌는지, 누가 바꾼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