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FBI 기록 공개로 풀어야 할 9가지 엡스타인 의혹-NYT

뉴시스

입력 2025.07.24 08:54

수정 2025.07.24 08:54

인신매매 자금 조달 과정, 정보요원설 트럼프 및 클린턴 연관설, 해외조력자 압수 수색 증거, 동영상, 부검 보고서 등
[AP/뉴시스]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미 연방수사국(FBI)이 보유한 엡스타인 관련 방대한 자료가 공개되면 많은 의혹들이 풀릴 수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5.7.24.
[AP/뉴시스]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미 연방수사국(FBI)이 보유한 엡스타인 관련 방대한 자료가 공개되면 많은 의혹들이 풀릴 수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5.7.2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소동이 미 정계를 집어 삼킨 가운데 엡스타인 스캔들을 집중 추적해온 미국의 전문가가 규명돼야 할 9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엡스타인 사건을 추적해 온 저널리스트 배리 레빈이 23일(현지시각) 미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그같이 주장했다.

레빈은 “거미: 제프리 엡스타인과 기슬레인 맥스웰의 범죄 네트워크(The Spider: Inside the Criminal Web of Jeffrey Epstein and Ghislaine Maxwell)와 “대통령의 여자들: 도널드 트럼프가 포식자가 되기까지(All the President’s Women: Donald Trump and the Making of a Predator)”라는 책의 저자다. 다음은 기고문 요지.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엡스타인 파일은 “300 기가 바이트의 데이터와 물적 증거”를 포함하고 있다.

미국 국민, 그리고 무엇보다 엡스타인의 범죄 피해자들이 엡스타인 사건 관련 미해결 질문들에 대한 답을 받을 자격이 있다.



무고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려야 하는 부분과 법원 봉인이 유지되는 동안 보류해야 하는 자료를 제외하고 FBI 파일 전체가 공개돼야 한다.

다음은 FBI 파일이 답을 내는데 도움이 될 의혹들이다.

◆엡스타인 재산 형성 및 인신매매 자금 조달 과정

2019년 엡스타인이 숨졌을 때 재산이 약 6억 달러로 추정됐다.

그는 월가에서 잠시 일했고 여러 억만장자들에게 컨설팅, 세무 자문, 기타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그가 큰 재산을 형성한 과정과 복잡한 인신매매 조직을 운영할 수 있었던 배경은 여전히 밝혀져 있지 않다.

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의원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러시아, 벨라루스, 튀르키예,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젊은 여성들과 아이들을 데려왔다.

인신매매 비용이 많이 들었을 것이다. 재무부 기록에 따르면 엡스타인의 한 은행 계좌에서만 4725건의 송금이 이뤄졌고 송금 총액은 거의 11억 달러에 달한다.

◆정보기관 요원설

2016년 트럼프 1기 정부 노동장관 인사 청문회에서 알렉산더 아코스타 후보가 엡스타인이 정보원으로 활동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아코스타는 2008년 플로리다 남부 연방검사로 재직할 당시 엡스타인 수사를 종결짓기로 하면서 강하게 비난받은 전력이 있다.

2016년 청문회에서 수사 종결에 대해 설명하라는 질문을 받자 “엡스타인이 ‘정보기관에 속해 있으니 건드리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팸 본디 법무장관이 엡스타인이 정보 요원이었는지에 대해 모른다고 밝혔다.

◆트럼프와 관계

트럼프는 엡스타인과 15년 동안 친분을 유지하다가 2004년 틀어졌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엡스타인과 관련해 불법 행위 혐의를 받은 적은 없다.

그러나 두 사람 관계에 대해 의문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스테이시 윌리엄스라는 모델이 1993년 트럼프 타워에서 엡스타인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트럼프가 자신을 추행했다고 주장했으나 트럼프 캠프가 부인했다.

NYT가 최근 엡스타인의 피해자 마리아 파머가 1996년과 2006년 FBI에 트럼프에 대해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본디 장관이 트럼프에게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이름이 등장한다고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관계

엡스타인 연락처에 클린턴 전화번호가 21개가 기록돼 있었다.

두 사람은 수십 년 전 엡스타인의 공범 기슬레인 맥스웰을 통해 만난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 비스트가 맥스웰과 엡스타인이 1993년 클린턴 부부가 주최한 리셉션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이 2001년 퇴임한 뒤 2년 동안 엡스타인 전용기를 26차례 이용한 것으로 나타난다.

엡스타인 피해자 버지니아 주프리는 엡스타인이 “클린턴이 내게 빚을 졌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엡스타인 성매매 고객들

2005년 엡스타인이 처음 수사 받을 때 변호사였던 앨런 더쇼비츠가 FBI가 면담한 여성과 소녀들이 엡스타인의 고객들을 지목했다고 밝혔다.

더쇼비츠는 최근 법원이 “그들 신원을 봉인했다. 나는 그들이 누구인지 안다. 현재 공직자는 없다. 혐의가 사실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자살한 주프리가 엡스타인이 자신을 여러 남성에게 팔았으며 더쇼비츠도 고객이었다고 밝혔다. 그가 지목한 미국 정치인과 영국 앤드루 왕자 등 모두가 불법 행위를 부인했다.

FBI가 주프리의 주장을 어디까지 확인했는지 밝혀야 한다.

◆엡스타인 해외 조력자들

엡스타인과 연루된 프랑스의 모델 스카우터 장뤽 브뤼넬로가 지난 2022년 파리 교도소에서 숨졌다.

브뤼넬은 미성년자를 양육해 엡스타인에게 넘긴 혐의를 받았다. 엡스타인은 유죄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소녀들을 공급받았다.

버진아일랜드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개인 비행기, 헬리콥터, 배, 차량 등을 이용해 젊은 여성과 소녀들을 섬에 데려왔고 12살에서 17살 사이의 소녀 여러 명을 성적으로 착취, 학대했다.

마이애미 헤럴드가 뉴욕과 버진아일랜드 공항에 도착한 엡스타인의 비행기 승객 명단을 미 연방보안관실이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국토안보부가 마이애미 헤럴드의 정보공개 요청에 따라 문서 일부를 공개했으나 엡스타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의 이름이 지워진 상태였다.

◆압수 수색 증거들

FBI는 여러 수사기관이 엡스타인을 수사하면서 작성한 증거 목록에 대한 색인을 만들었다. 색인에 따르면, 40개의 컴퓨터와 전자기기, 26개의 저장 장치, 70개 이상의 CD, 6개의 녹음 장치가 증거로 포함되어 있으며, 60여 개의 물적 증거(사진, 여행 기록, 직원 기록 등)도 포함돼 있었다.

ABC 뉴스에 따르면 맥스웰이 사용한 전화 도청 결과가 담긴 디스크 3장도 포함돼 있다.

◆아동 성범죄 및 포르노 등 영상과 사진

엡스타인은 집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법무부와 FBI는 엡스타인 파일에 1만 개가 넘는 아동 성범죄 자료 및 포르노 영상과 사진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이 최근 법원 문서를 인용해 엡스타인 재단이 아동 성학대 자료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영상과 사진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엡스타인 부검 보고서

엡스타인이 자살했다는 부검 보고서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돼 왔다.


스스로 목을 매는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침대 시트에 대한 DNA 검사가 이뤄졌는가, 검사를 했다면 외부인의 DNA가 검출됐는가, 수사관들이 옆 감방 수감자들의 증언을 청취했는가 등이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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