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문, 롯데와의 2연전 8타수 5안타 맹폭
수비에서도 아름다운 3루 수비 선보여
공수주에서 모두 키움의 절대적인 버팀목
수비에서도 아름다운 3루 수비 선보여
공수주에서 모두 키움의 절대적인 버팀목
【고척 = 전상일 기자】 고척돔에 송성문의 등장곡 ‘오키도키’가 울려 퍼지는 순간, 팬들의 기대감은 자연스레 고조된다. 단순히 익숙한 음악 때문만은 아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지금 가장 믿을 수 있는 이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존재가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설종진 감독 체제에서 첫 홈 3연전을 치렀다. 혼란의 시기를 거쳐 맞이한 고척의 주말, 중심에는 늘 그렇듯 송성문이 있었다.
22일에는 4타수 2안타, 23일에는 4타수 3안타. 투수가 누구든, 어떤 유형이든 가리지 않고 방망이를 휘둘렀고, 그 끝에는 안타가 있었다. 타격만이 아니다. 3루수로서 처리한 수비는 단 하나의 실수도 없었고, 특히 정확한 송구는 ‘기술’ 그 이상이었다.
23일 경기에서는 도루도 성공시키며 공·수·주의 완성형 활약을 선보였다.
사실 송성문은 올 시즌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스탯티즈 기준 WAR 4.44로 3루수 중 1위. 타율은 0.293, 홈런 14개, 도루 14개를 기록 중이며 도루 실패는 단 한 번뿐이다. 리그 전체 최다 안타 부문에서도 레이예스, 디아즈에 이어 3위를 달린다. 강속구 시대, 투고타저가 극심한 2025년 KBO의 흐름을 고려하면 그 성적은 더욱 돋보인다.
송성문은 시즌 초 3루수가 아닌 2루수로 출전하기도 했고 최근에 타순은 가장 버거운 1번으로 고정됐다. 포지션 변화, 타순 변화 속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기본기와 집중력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증명하는 대목이다.
현재 키움 라인업의 중심축은 상당히 젊다. 3년차 포수 김건희, 신인 유격수 어준서, 권혁빈, 이주형 등 주전 센터라인의 평균 연차는 리그에서 범접할 상대가 없을만큼 젊다. 이런 팀에 송성문의 존재감은 단순한 주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타 팀 팬들조차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송성문만 피하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물론 키움은 최근 많은 내홍을 겪었다. 감독, 단장이 동시에 교체된 가운데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그럼에도 송성문은 묵묵히 그라운드에서 팀을 이끌었다. 설 감독은 "승률 4할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고, 송성문은 그 이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송성문이 시즌 후 포스팅 자격을 얻는다는 것이다. 미국 진출에 대한 질문에 그는 “적극적으로 추진하지는 않지만, 정말 좋은 기회가 온다면 도전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현재에 대한 그의 태도는 단호하다. “메이저리그 여부와 상관없이 키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
그 말은 단순한 의지가 아니라, 그라운드 위에서 직접 보여주는 경기력으로 입증되고 있다.
키움이라는 젊은 팀에 송성문이라는 완성형 리더가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팀은 여전히 기대할 이유가 충분하다. 그리고 팬들은 오키도키가 울리는 순간마다 다시 믿는다. “이래서 송성문, 송성문 하는구나.”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