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李대통령, 이재용과 만남… 정부·기업 '원팀 행보'로 협상 전략 짠다 ['관세협상' 쫓기는 한국]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24 18:24

수정 2025.07.24 19:01

협상 앞두고 재계총수와 연쇄회동
국내기업 對美 투자계획 등 청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이어 재계 총수들과 회동을 가지며 정부·기업 원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급박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 계획을 직접 청취해 협상 전략을 세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보다 앞서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일본과 비슷한 수준의 관세 혜택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정치권과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과 잇따른 회동 후 이어진 재계 주요 총수와의 연쇄 회동의 일환으로 보인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최근 재계 수장들을 잇따라 만나며 경제인들과의 적극적인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정부와 기업이 함께 뛰는 원팀 정신으로 재계와 자주 소통하며 폭넓은 스킨십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과 재계 주요 총수의 회동에서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한 대미 투자 계획과 글로벌 통상, 지방 활성화 방안, 연구개발(R&D) 투자와 미래사회 대응 계획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의견이 오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서도 핵심 의제는 무엇보다 대미 투자 계획으로 꼽힌다.

실제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을 중심으로 1000억달러(약 137조원) 이상의 미국 내 투자 계획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내용에는 미국 내 프로젝트 투자, 첨단 장비와 에너지 구매 확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이미 일본이 상당한 성과를 본 전략이다. 일본은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의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한국 역시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투자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은 있지만, 일본과 비슷한 수준의 관세 혜택을 이끌어내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국내 기업들은 관세와 글로벌 수요 대응을 위해 대미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2곳과 연구개발(R&D) 시설 1곳 등 370억달러(약 50조6000억원) 이상 투자를 추진 중이다.
SK는 SK하이닉스를 통해 38억7000만달러(약 5조3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정 회장이 직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21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한화도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단지인 솔라허브를 조성하고 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