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엔 “수출 지연 발생하면 즉각 이유 파악, EU에 중재 요청”
“中 과잉생산 대응 등 무역 불균형 해소되야 유럽 시장 개방” 경고도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유럽연합(EU)과 중국이 24일 가진 정상회담이 통산 현안 등에서 이견만 확인하고 기후변화 대처에 합의한 ‘맹탕’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양측은 중국의 희토류 원소와 자석의 수출을 원활하게 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에 합의했으며 EU는 중국이 무역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라이엔 위원장은 “우리는 업그레이드된 수출 공급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새로운 방식으로 병목 현상이 발생할 경우 이 업그레이드된 지원 공급망 메커니즘을 통해 현재 존재하는 문제나 이슈를 즉시 확인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희토류 수출에 대한 중국의 독점은 EU-중국 관계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됐다.
EU 지도자들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창 총리와의 별도 회담에서 희토류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보도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상호 관세’를 발표한 뒤 7종류의 희토류 원소와 자석 수출에 대한 허가 요건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수출 통제에 나섰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으로 발표된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유럽 기업들도 일부 생산 라인이 가동 중단되는 등 타격을 입었다.
라이엔 위원장이 언급한 메커니즘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지는 불분명하고 ‘구조적 해결책’은 아닌 듯하지만 라이엔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의는 우리가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라이엔 위원장은 “수출 허가가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속도에 대한 투명성이 더 높아지고, 이러한 중요한 원자재를 기업에 공급하는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심각한 수출 지연이 발생하면 기업들이 즉시 EU에 중재를 요청하고 기업들에 중요한 원자재 공급이 지연되는 이유를 파악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했으며 매우 실용적인 진전”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이엔 위원장은 “중국측에 중국이 산업 불균형 해소에 나서지 않으면 유럽 시장이 자국 상품에 개방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무역 관계가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라이엔 위원장은 “철강, 태양광 패널, 전기 자동차, 배터리 등과 같은 핵심 분야에서 보조금을 받아 생산한 양은 중국 국내 수요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과잉 생산분은 다른 시장으로 흘러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지도부가 ‘역진화(involution)’라는 용어를 통해 이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생산 부문은 줄이고 소비 부문은 늘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며 “이 문제에 대한 진전없이는 EU가 현재의 개방 수준을 유지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24일 정상회담은 양측간 25번째로 수교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양측은 기후변화 대처 및 생물 다양성 보존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올해 11월 10일부터 21일까지 브라질 벨렘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에 앞서 기후에 대한 공동 성명서에도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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