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신용카드

허리띠 졸라맸지만 역성장… 카드사 수익 비상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27 18:32

수정 2025.07.27 18:32

알짜카드 단종 등 비용절감 사활
하반기 카드론 규제 영향 본격화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 배제 못해
국내 카드사가 올해 상반기에 고전을 면치 못하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대손비용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비용절감을 위해 이른바 '알짜카드' 단종 등에 나서고 있지만 하반기 카드사 영업환경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 등 6개 주요 카드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모두 1조115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18% 줄었다.

1·4분기보다 2·4분기에 실적이 더 나빴다.

상반기 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경기 둔화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겹친 탓이다. 올해 2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치에 따라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해 신용카드는 최대 0.1%p 내렸다. 전체 카드사의 연간 수수료 수입은 약 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경기회복 지연과 부실채권 정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카드사의 대손비용이 늘었다. 대손비용은 고객이 빌린 돈을 못 갚을 것에 대비해 카드사가 미리 반영하는 손실 비용이다. 올해 상반기 6개사의 대손비용은 1조9500억원 수준으로 약 11% 늘었다.

카드업계의 비용절감 노력에도 수익성 악화가 현실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고객에게 혜택이 크고 가성비가 뛰어난 '알짜카드'를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대규모 카드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상반기 단종된 신용카드는 324종, 체크카드는 76종으로 총 400개 상품이 사라졌다. 지난해 하반기(235종) 대비 1.7배 많은 수치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단종된 카드 대부분이 신용카드다. '알짜카드' 정리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며 "당분간 수익성 중심의 상품 운영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카드사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이후 카드사의 주된 수익원 역할을 해온 카드론이 금융당국의 규제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는다.
금융당국이 카드론을 사실상 일반 신용대출로 간주해 규제 대상으로 포함한 때문이다. 정부의 취약차주 지원정책으로 대손비용이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중장기적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나 핀테크 서비스의 확산도 카드업계에 위협 요인이 될 전망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