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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당 대표되던 날…국회의장에 전달된 "이준석 제명 촉구 서한"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28 06:00

수정 2025.07.28 06:00

이준석, 대선 토론서 부적절 발언으로 의원직 제명 국민동의청원
청원인 신인규 변호사…우 의장에 "60만 목소리 외면하지 말라"
개혁신당 당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위한 제2차 전당대회에서 꽃다발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스1
개혁신당 당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위한 제2차 전당대회에서 꽃다발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98%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새 당 대표로 선출되던 날, '이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의 청원인 신인규 변호사가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공개서한을 보냈다.

신 변호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60만 국민의 목소리,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우 의장에게 "이준석 의원의 성희롱성 발언을 국회가 방치하고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

국회의원직 제명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이 의원이 개혁신당 대선 후보 시절 대선 TV 토론에서 '여성 신체 폭력 표현'을 한 뒤 올라왔다. 청원은 약 60만명의 동의를 받아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를 앞두고 있다.

신 변호사의 글은 "국회는 매번 '일하는 국회'를 외치며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지만, 그 말은 해마다 반복되는 형식일 뿐 정작 실천은 뒤따르지 않았다"는 말로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단순한 '말실수'로 넘길 수 없다. 수많은 여성과 청년, 그리고 상식 있는 시민들이 공분한 것은 이 발언이 성적인 대상화와 유권자 비하라는 이중의 폭력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국회는 침묵조차도 아닌 '시간 끌기'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2대 국회가 시작된 지 1년이 넘도록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조차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논의가 시작된 점도 짚었다.

신 변호사는 "국민이 60만 4630명이나 청원에 동의하고 수많은 정치인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리특위 구성을 촉구했지만, 국회는 '이 정도쯤은 견딜 만한 일'이라는 비겁한 태도를 고수해 왔다"면서 "그 안이함이 국회가 왜 국민에게 신뢰받지 못하는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말로는 '윤리'와 '국민 책임'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정치권 내부의 권력 균형을 깨지 않기 위해 서로를 감싸는 구조, 이 구조 자체가 바로 정치혐오의 뿌리"라고 덧붙였다.

신 변호사는 또 "이 의원의 발언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지금의 정치문화가 얼마나 반성과 책임에서 멀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징표"라며 "이 발언에 대해 제대로 된 징계조차 하지 않는 국회라면, 과연 국민에게 도덕성과 책임감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가) 정치적 고려와 정파적 유불리로만 접근한다면, 국회는 '윤리특위'가 아니라 '윤리포기특위'를 운영하는 셈"이라고도 했다.

신 변호사는 우 의장을 향해 "국회의장으로서 이 중요한 기로에서 어떤 선택을 하실 것이냐"며 "60만 국민의 간절한 목소리에 응답하시겠는가, 아니면 또다시 정치적 안일함 속에서 시간을 허비하시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장문의 편지는 "국민은 더 이상 기다릴 인내심도 남아있지 않다"며 "일하지 않는 국회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그 의미를 묻고 동료 감싸기로 일관하는 구태 기득권 연대에 대해 반정치 청산을 끝까지 요구할 것"이라는 말로 마무리됐다.


한편 신 변호사가 공개서한을 올리기 전 개혁신당은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2차 전당대회를 열고 이 의원을 새 당대표로 선출했다. 단독 출마한 이 대표는 찬반 투표에서 찬성 2만5254표, 반대 457표로 98.22%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당대표 선출 기준은 찬성 득표율 30% 이상이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