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배터리 공급망 강화를 위해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확보에 나선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리튬화합물 제조업체 야화(Yahua)와 모로코에 리튬 수산화물 정제 공장을 설립한다. 글로벌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 가운데 아프리카에서 배터리 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사업에는 약 8000억 원이 투입된다.
수산화리튬은 니켈과 합성하기 쉬워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 양극재 제조에 필수적인 원료다.
이번 투자는 공급망 확대 전략의 하나로 평가된다. 모로코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모두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다. 향후 미국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이나 유럽 배터리 규제에 따른 원재료 조달 요건을 충족하는 데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한국이 수입하는 수산화리튬의 84%는 중국산이다.
특히 모로코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한다면 미국의 규제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의 모로코 투자 계획 발표 당시 업계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규제에 따른 원재료 조달 요건에 충족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설된 OBBBA에 규정된 세액공제 요건인 '금지외국인단체'(PFE)가 기존 IRA 내 '해외우려기관'(FEOC)보다 완화된 것으로 평가한다. 과거 FEOC를 기준으로 모로코를 통한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해 왔는데, 이보다 완화된 PFE가 적용되는 만큼 이번 투자로 공급망 다각화에 보다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연희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담당은 지난 25일 2분기 실적 설명 콘퍼런스 콜에서 "OBBA의 금지외국단체(PFE) 배제 요건은 이전 FEOC 배제 요건에 비해 다소 완화돼 이를 활용하면 공급망 체계를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독일 벌칸 에너지(5년간 수산화리튬 4만 5000톤), 호주 라이온타운(5년간 리튬 정광 70만 톤), 칠레 SQM(9년간 수산화·탄산리튬 5만 5000톤) 등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핵심 원재료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