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4년만에 CEO 교체" 페르노리카코리아, '노사갈등·실적반등' 남은 숙제 산적

뉴시스

입력 2025.07.28 10:43

수정 2025.07.28 10:43

페르노리카코리아, 9월 파딜 타쉬긴 대표 취임 "엔데믹 후 위스키 시장 축소…돌파구 마련해야" 2016년 이후 노사 갈등 지속…9년째 미해결
[서울=뉴시스] 파딜 타쉬긴 페르노리카코리아 신임 대표(사진=페르노리카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파딜 타쉬긴 페르노리카코리아 신임 대표(사진=페르노리카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프랑스계 위스키 등 글로벌 주류기업 페르노리카가 한국법인(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이사를 4년 만에 교체한다.

신임 대표이사의 최우선 과제로는 약 9년째 지속되고 있는 노사 갈등의 해결과 엔데믹 이후 하향세에 들어선 매출 반등이 꼽힌다.

28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오는 9월 1일자로 파딜 타쉬긴(Fadil TASGIN) 신임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다. 그는 이미 한국 사무실로 출근해 업무 인수인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페르노리카 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프란츠 호튼 대표는 오는 8월을 끝으로 한국을 떠난다.



(뉴시스 7월23일자 프란츠 호튼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 4년 만에 한국 떠난다 기사 참조)

파딜 타쉬긴 신임 대표는 튀르키예 앙카라 중동기술대(Middle East Technical University)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유니레버(Unilever)에서 튀르키예 내 다양한 영업·비즈니스 부문 임원직을 역임했다.

이후 다논(Danone)에서 8년 넘게 근무하며 튀르키예 전역을 관장하는 영업 총괄로서 대규모 영업조직의 운영·관리 및 트레이드 마케팅, 사업 개발 등을 이끌었다.

파딜 타쉬긴 대표는 2012년 페르노리카 영업 총괄로 합류해 ▲2019년 페르노리카 오스트리아 대표 ▲2021년 페르노리카 필리핀 대표 ▲2023년 페르노리카 필리핀&인도네시아 대표 등을 역임했다.

파딜 타쉬긴 대표는 "페르노리카의 프리미엄&프레스티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지속적 성장을 이끌겠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중심 마케팅을 강화하고, 보다 폭넓은 브랜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딜 타쉬긴 신임 대표의 우선 과제로는 매출 반등과 노사갈등 해결이 꼽힌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국내에서 와인·위스키 등 비교적 고가 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거뒀다.

실제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매출은 2020년대 들어 지속 증가해 2022년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에는 역대 최대 매출인 185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국내에서 위스키 수요가 급감했고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매출도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매출은 2023년 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 기준 전년 대비 5.5% 감소한 1752억원을 기록했다.

파딜 타쉬긴 신임 대표는 위스키 수요가 감소하는 악조건 속에서 매출 반등을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실적 반등과 함께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노사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2016년 임금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면서 시작된 페르노리카코리아 노사 갈등은 약 9년 째 지속되고 있다.

2021년에는 페르노리카코리아가 노동조합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하고, 이후 본사를 서울 종로구 영풍빌딩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노조 사무실 제공을 거부하자 갈등은 극에 달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023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프란츠 호튼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와 참고인인 이강호 페르노리카코리아 노조위원장이 답변을 마치고 자리에 앉고 있다. 2023.10.1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023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프란츠 호튼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와 참고인인 이강호 페르노리카코리아 노조위원장이 답변을 마치고 자리에 앉고 있다. 2023.10.17. scchoo@newsis.com

노조는 회사 측이 노조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라며 2023년 페르노리카코리아를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페르노리카코리아가 노조에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부당노동행위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법원 판결 이후 전무이사 사무실 바로 옆 공간을 노조 사무실로 제공했으나, 노조 측은 회사에 대한 노조 탄압 수사를 철저히 해달라며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노조와의 갈등으로 2018년과 2021년, 2023년 그리고 지난해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현재까지도 노사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프란츠 호튼 대표가 노사 갈등을 매듭짓지 못하고 임기를 마칠 가능성이 높으며 사실상 파딜 타쉬긴 신임 대표의 해결 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장 끌로두 투불 전 대표 시절부터 현재 프란츠 호튼 대표까지 오랜 기간 노사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며 "노사 갈등 해결과 함께 최근 주춤하고 있는 위스키 시장에서 실적 반등을 이끌어 내는 것이 새 대표이사의 가장 큰 임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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