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제주본부, 저출산 특징·원인 보고서 발표
제주 출산율 하락 코로나19 이후 심화…20·30대 미혼율 급증한은 제주본부, 저출산 특징·원인 보고서 발표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지역 출산율이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하락했으며, 하락 폭도 전국(세종 제외)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경제조사팀 양재운 과장과 김명동 조사역은 28일 '최근 제주지역 저출산 특징, 원인 및 정책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지역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가임기간인 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15년 1.48명으로 전국에서 5번째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4년 합계출산율은 0.83명으로 경기도를 제외한 전국 7개 도 평균 0.89명보다 낮아졌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 대비 2024년 제주의 합계출산율 감소 폭은 27.5%로, 전국 시도(세종 제외) 가운데 가장 컸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합계출산율 감소 폭 18.3%보다 무려 9.2%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제주의 합계출산율이 가파르게 하락한 요인은 25∼34세 출산율(해당 연령 여성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 대비 2023년 연령대별 출산율은 25∼29세 79.2명에서 32명으로, 30∼34세 125.1명에서 72.7명으로 각각 급감했다. 35∼39세 출산율은 59.1명에서 43.4명으로 감소 폭이 미미했다.
제주의 일반혼인율(15세 이상 여성 1천명당 혼인 건수)은 2024년 8.3건으로 전국 평균 9.7건보다 낮아 출산율 하락세 심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30대 여성의 미혼율은 2000년 8.1%에서 2020년 30%까지 치솟았다. 25∼29세 미혼율도 40.9%에서 74.7%까지 올라갔다.
또 만혼 추세가 심화하면서 첫 자녀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비출산 추세도 확산했다.
제주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2024년 31.8세로, 서울(32.4세)과 부산(32세)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25∼49세 기혼 여성의 무자녀 비중도 15.5%로, 시도 평균 12.3%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초혼연령을 낮추고 첫째 자녀 출산 시기를 앞당겨 출산율 회복·반등의 여지를 확대하는 것을 단기적 목표로 삼고 정책적으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부적으로 출산·육아 지원금을 계속 지급하고, 지역 내 여성 일자리 공백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신혼부부 등을 위한 주택 구입 및 전월세 관련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공공임대주택 혜택도 확대 등을 통해 청년층의 주택 구매 비용 부담을 완화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가족친화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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