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협회장들과 간담회 개최
'이자놀이' 벗어나 기업투자 권고
'이자놀이' 벗어나 기업투자 권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올해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이자수익이 21조924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0.5% 늘어난 역대 최대치인 10조3254억원에 이르렀다. 금융권의 이자수익이 늘어난 것은 기준금리는 내리는데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대출금리 인하를 억제한 영향이 크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가계대출과 부동산 등 비생산적이며 돈을 쉽게 버는 영업에 치중해온, 금융권의 고쳐야 할 관행 덕이 크다. 이 대통령의 말대로 이자놀이에 빠지다 보니 '우물 안에서만 덩치가 큰 개구리'에 머물고 있다. 정작 자금이 부족한 기업을 상대로 한 대출이나 해외투자는 등한시한 것도 사실이다. 일본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였지만 우리 금융그룹들의 해외 수익 비중은 고작 11%다.
국가 경제 전체에서 금융은 산소와 양분을 공급하는 혈관과 혈액의 역할을 해야 한다. 실물 경제와 금융이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져야 전체 경제가 발전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금융권은 안정적이고 리스크가 적은 주택담보대출 등에 안주하며 전임 정권에서도 말한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이자의 일부분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피와 땀으로 벌어들인 돈이라면 한푼이라도 이자를 깎아주는 상생 방안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전 정권에서 그렇게 했다. 동시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첨단산업에 돈이 흘러들어 가는 게 맞는다. 자금이 없어 혁신적 사업을 시도해 보지도 못한다면 말이 되겠는가. 정부가 말하는 생산적 투자라는 것은 바로 그런 의미다.
금융업계에서는 정부 정책에 화답하여 앞으로 조성될 첨단·벤처·혁신기업 투자를 위한 민관 합동 100조원 규모 펀드 조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한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금융애로를 해소해 주기로 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금융권에서는 정부 정책을 따르겠지만 하고 싶은 말도 많을 것이다. 특히 이른바 관치금융에 대한 우려다. 우리 금융기업들이 개선해야 할 점도 없지 않지만, 정부의 지나친 개입과 간섭은 자제하면서 영업의 자유를 해쳐서는 안 될 것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그물망과도 같은 금융규제를 풀어주는 것이다. 금융기업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사업 하나 추진하는 데 필요한 수백가지의 규제다. 정부도 금융기업들의 생산적 투자를 유도하면서 걸림돌이 되는 규제와 감독관행 등을 전면적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말로만 그럴 것이 아니라 자금이 잘 돌도록 이번에야말로 불필요한 장애물들을 치워줘야 할 것이다. 경제회복에 금융기업들이 앞장서도록 끌어들일 전제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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