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54년 전 가족과 헤어져 성씨와 본적을 만드는 '성본창설'까지 한 여성이 경찰의 재수사 끝에 극적으로 가족과 상봉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다각적 수사를 거쳐 실종된 A 씨(당시 7세)가 54년 만에 가족과 만났다고 29일 밝혔다.
A 씨는 1971년 8월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자택에서 양평동의 이모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탔다가 실종됐다. 어머니가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으나 A 씨를 찾지 못했다.
2023년 7월 20일 어머니는 서울 양천경찰서에 재신고했고, 지난 1월 17일 장기실종 사건 전담 부서인 형사기동대로 사건이 이관돼 전면 재수사가 진행됐다.
경찰은 서울시 아동복지센터를 상대로 A 씨의 실종 시점 1962~1964년생 여성 입소자 133명에 대한 자료를 확보해 실종 시점과 장소, 신체 특이점 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A 씨의 최초 실종 장소가 영등포구였고 버스 종점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불상의 남성이 아동보호소로 인계해 이후 성남보육원으로 전원 됐다는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은 성남보육원에 이 무렵 입소한 아동 기록을 요청하는 한편, 성명 및 추정 연령대 등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별했다. 경찰은 기본증명서 등 확인을 통해 A 씨의 성본창설을 확인했다.
경찰은 A 씨와 면담한 결과 여러 정황이 실종자와 일치한다고 판단해 국과수에 유전자 대조 감정을 의뢰했다.
A 씨의 어머니는 "죽기 전에 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생사만이라도 알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항상 마음을 졸이며 살았다"며 "이렇게 경찰에서 딸을 찾아줘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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