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적치, 악취, 보행 불편으로 주민 민원 제기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울 성북구(구청장 이승로) 동선동주민센터가 주거지 없이 폐지를 모으며 생활하던 노숙인을 대상으로 보금자리를 제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성북구에 따르면 A씨는 심한 지적 장애가 있는 50대 기초생활수급자다. 그는 지난 4월부터 일정한 거처 없이 동선동 일대 거리에서 폐지를 수거하며 생활해 왔다.
고정된 주거지가 없어 주거 급여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외부 개입이나 지원을 경계해 각종 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지역 내 폐지 적치, 악취, 보행 불편 등 주민 민원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이에 동선동주민센터는 10차례 이상 현장 방문과 관계 형성을 시도했다. 도시락 제공, 일상 대화, 날씨 안내 등 일상적인 소통을 통해 심리적 거리를 좁혔다.
A씨가 "비라도 피하고 싶다"고 말하자 동선동주민센터는 목욕 서비스를 연계한 뒤 고시원 입소를 제안했다.
초기에는 고시원 측에서 "노숙인은 곤란하다"며 입소를 거부했지만 주민센터 담당자의 설명과 설득을 통해 입소가 성사됐다.
경찰서, 구청 복지정책과, 가로정비팀, 지역 복지관 등 기관과의 협의와 간담회를 통해 대응 방안이 마련됐다.
입소 이후 A씨는 주거급여 지원을 받게 됐다. 속옷·계절 의류, 밑반찬 등 식료품도 함께 지원 받고 있다. 현재는 매일 낮에 질서 있는 폐지 수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동주민센터 관계자는 "그분이 고시원 방에 처음 들어가며 문을 닫을 때 작게 웃으셨다"며 "그게 저희에겐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손서영 동선동장은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선제적 개입과 주민과의 소통을 병행한 대응이 어떻게 갈등을 치유하고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동 단위 밀착형 사례관리 모델로 확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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