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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쿤구니야열' 해외 대규모 유행…질병청, 유입대비 회의

뉴시스

입력 2025.07.29 16:51

수정 2025.07.29 16:51

올해 해외서 22만명 감염된 '치쿤구니야열' 국내는 71명 신고…모두 해외 유입된 사례 아시아·남미 등 해외 여행객, 모기 주의해야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인천 중구 인천보건환경연구원 매개체감염병과 실험실에서 연구사가 모기 종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2025.06.25. amin2@newsis.com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인천 중구 인천보건환경연구원 매개체감염병과 실험실에서 연구사가 모기 종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2025.06.25. amin2@newsis.com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중국 일부 지역과 인도양 국가에서 크게 유행 중인 치쿤구니야열의 국내 유입을 대비하기 위해 국내 보건당국이 상황 점검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8일 청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치쿤구니야열 유행 상황 및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고 29일 밝혔다.

치쿤구니야열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모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제3급 법정감염병으로, 최근 프랑스령 레위니옹 및 마요트 등 인도양 국가 및 중국 광둥성 지역에서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

치쿤구니야열은 1~12일의 잠복기 후 발열, 관절통, 발진,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모기물림 외에는 드물게 감염된 혈액제재의 수혈, 모자간 수직 감염, 실험실 노출 등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



매개모기는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인데 이 중 주요 매개모기인 이집트숲모기는 국내에 서식하지 않고 흰줄숲모기는 국내 전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 다만 흰줄숲모기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치쿤구니야열은 국내에선 2010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됐다. 이때부터 당국에서 환자 발생을 전수 감시한 결과 2013년 첫 환자 유입 후 올해 7월 25일까지 총 71명이 신고됐다. 모두 해외 방문 후 감염돼 국내에 유입된 사례다.

환자 특성을 보면 남성이 57.8%, 여성 42.2%였고 연령은 20대~50대가 87.3%를 차지했다. 추정감염국은 아시아가 93%로 대부분이었으며 그 외에 남아메리카(수리남, 에콰도르, 파라과이), 아프리카(기니)도 있었다.

환자의 주요 임상증상으로는 발열(84.5%), 근육통(63.4%), 관절통(50.7%), 피부질환(45.1%), 두통(32.4%) 순으로 나타났다. 중증 합병증은 없었다.

올해 해외 치쿤구니야열 발생을 보면 6월 초 기준 14개국에서 약 22만명이 보고됐고 이 중 80명은 사망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미주 지역 발생이 가장 많았으며, 최근에는 인도양에 위치한 프랑스령 레위니옹 및 마요트, 모리셔스 등에서도 많은 수의 환자가 보고됐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인도,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 지역에서도 올해 4824명(7월 27일 기준)이 보고됐다.

[세종=뉴시스]뎅기열 등을 일으키는 흰줄숲모기. 2018.07.18.(사진 = 질병관리본부 제공)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뎅기열 등을 일으키는 흰줄숲모기. 2018.07.18.(사진 = 질병관리본부 제공)photo@newsis.com

질병청이 국외 치쿤구니야열 발생 현황을 반영해 국내 유입가능성에 대해 위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종합위험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매개모기인 흰줄숲모기가 국내에 서식하고 있어 감염환자 해외유입 시 잠재적인 노출 가능성이 있다고 질병청은 분석했다.

질병청은 주요 발생지역이 유사하고 동일한 매개모기에 의해 전파된다는 점에서 치쿤구니야열을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에 준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 12월 검역감염병으로 지정된 이래 환자감시, 매개모기 방제, 대국민·해외여행객 대상 예방홍보 등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중국(광둥성),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검역관리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입국자 대상 집중 감시를 실시하고, 입·출국자 대상 예방수칙 홍보를 강화하며, 공·항만 검역구역 내 해외유입 매개모기 감시 지점을 기존 36개에서 40개로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치쿤구니야열 예방을 위해 해외여행을 계획할 경우 출국 전 질병청 홈페이지에서 여행국가의 감염병 발생 현황 및 주의 사항을 확인하고, 모기기피제, 모기장, 밝은색 긴 옷을 준비해야 한다. 입국 시 증상이 있다면 Q-CODE 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13개소 공항만 국립검역소 검역관에게 신고하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단검사 및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귀국 후 2주 이내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도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한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전 세계 기후변화로 치쿤구니야열 매개모기 서식지가 확대되고 있어 해외여행객의 경우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의료인들에겐 "발열자 문진 시 해외여행력을 확인하고, 치쿤구니야열,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단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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