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건물 화재 발생률 5%↑…"전기적 요인 가장 많아"

화재보험협회, 특수건물 화재통계 발표 "설비 보호 방재 집중…인명보호 취약"

[영암=뉴시스] 지난 28일 오후 11시22분께 전남 영암군 대불일반산업단지 HD현대삼호 내 1호사 변전소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전력 공급이 끊겨 당분간 조업 차질도 예상된다. (사진 = 독자 제공) 2025.07.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지난해 특수건물에서의 화재 발생률이 전년비 5% 증가했다. 특히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망자수가 전년비 2.5배 늘어나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은 콘센트 등의 접촉불량으로 인한 전기 사고가 가장 많았다.

29일 한국화재보험협회는 '2024년 특수건물 화재통계·안전점검 결과' 분석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특수건물 5만4417건에서 2868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발생률은 5.27%로 전년 5.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명피해는 157건의 화재에서 총 333명(사망 42명·부상 291명)이 발생했다. 전체 사상자 수는 전년과 유사하나, 아리셀 공장, 호텔코보스 등의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사망자 수는 전년(17명) 대비 약 2.5배 증가했다.

업종별 화재발생 건수는 아파트가 1441건으로 가장 많았다. 공장 722건, 11층 이상 건물 323건 순이었다. 특수건물 1000건 당 화재발생 빈도는 아파트(120.6건), 다중이용시설(78.2건), 판매시설(69.9건), 학교(64.9건) 등이 평균(52.7건)을 웃돌았다.

가장 큰 화재원인은 전기적 요인(34.9%), 부주의(33.8%)로 나타났다. 기계적 요인(13.0%) 등이 뒤를 이었다. 전기적 요인 가운데 콘센트 등의 접촉불량(18.8%), 전기설비 노후 등에 따른 절연열화(17.0%)에 의한 단락으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재산피해는 총 1633억원으로 집계됐다. 초대형 화재 발생이 없어 전년 대비 1347억원(45.2%)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공장 화재가 전체 피해액의 86.3%를 차지했다. 그 외 아파트(7.3%), 학교(2.1%) 순으로 나타났다.

화재 1건당 평균 재산피해액은 5693만원이다. 2020년 이후 지속되던 증가세가 올해 들어 47.0% 감소하며 꺾이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특수건물의 방화시설 상태를 수치화한 양호율(안전점검 결과 100점 중 90점 이상에 속한 비율)은 평균 75.6%로 전년도 78.0%에 비해 2.4% 감소했다.

업종별 양호율은 국유(82.0%), 공유(79.3%), 철도(78.1%) 등이 높았다. 목욕장(60.3%), 다중이용시설(60.9%), 사격장(61.3%), 판매시설(65.8%) 등은 낮았다.

시설별 양호율은 소화활동·용수설비(98.9%), 발화위험시설(91.1%), 소화설비(88.5%) 등은 관리가 양호한 편으로 나타났다.

안전관리(47.0%), 연소확대방지시설(53.1%) 등은 낮게 나타나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화재보험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아리셀 공장 사고와 같이 대형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고가 장비와 생산설비 보호에 집중된 기존 방재활동이 상대적으로 인명 보호에 취약했던 점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