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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의견 90%는 매수..."숨겨진 의도 파악해야"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30 06:00

수정 2025.07.30 06:00

일러스트=챗지피티
일러스트=챗지피티

[파이낸셜뉴스] 애널리스트가 종목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제시하는 투자 의견 대부분이 '매수'에 쏠려있는 만큼, 보고서에 드러난 어조와 숨겨진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최근 5년간 발간된 국내 애널리스트의 투자 의견 중 '매수' 의견이 차지하는 비중은 92.9%에 육박한다. 2000년대 66.6%에서 2010년대 88.8%로 증가했는데, 해를 거듭할 수록 쏠림세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반면 매도 의견은 2000년대 1.6%에서 2010년대 0.1%로 줄어든 뒤 비슷한 양상을 유지 중이다. 보유 의견은 2000년대 31.1%에서 2020년대 6.8%로 하락했다.



이와 관련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펴낸 보고서를 통해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이 매수로 편향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이해상충 가능성"이라고 짚었다.

애널리스트는 자신이 속한 증권사가 돈을 벌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쉽고, 상장기업이나 기관투자자 등 고객들을 의식하면 관련 주식에 부정적 분석을 내놓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팔게 만들면 수수료가 생기기 때문에 매수 의견을 내 포트폴리오 조정을 유도할 유인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애널리스트의 투자 의견 만으로 매수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데이터 뿐만 아니라 해당 숫자를 뒷받침하는 논리나 확신의 강도에 따라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방인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주간 애널리스트 심리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방 연구원은 목표 주가를 유지하더라도 보고서에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와 같은 내용이 담기면 부정적 신호로 감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애널리스트 분석 긍정 비율이 높았던 종목이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던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 연구원이 핀버트(FinBERT) 모델을 활용해 애널리스트의 긍정 비율을 평가한 결과, 긍정 비율이 높은 종목에 HL만도, 고영, 이랜텍, 두산, 효성중공업, 현대위아, 두산퓨얼셀, 두산에너빌리티, 제일기획, 한미약품,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올랐다.

올해 2·4분기(4~6월) 실적 발표와 맞물려 긍정 비율의 변화를 더욱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 방 연구원의 조언이다.

예컨대 효성중공업의 경우 보고서를 낸 10명의 애널리스트의 평균 긍정 비율이 높고 편차는 작았다. 반면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보고서를 제시한 애널리스트 11명의 평균 긍정 비율은 낮고 편차도 컸다.


방 연구원은 "평균 긍정 비율이 낮고 편차가 큰 종목의 경우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