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기고

[기고] 산림은 경제 자원인가 환경인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29 17:52

수정 2025.07.29 17:52

남성현 국민대학교 석좌교수
남성현 국민대학교 석좌교수
남성현 국민대학교 석좌교수
산과 나무와 숲, 즉 산림은 자연인가, 자원인가? 경제와 환경, 공익과 사익 간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글로벌 이슈와 메가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산주와 임업인, 국민경제, 국민 생활 측면에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먼저, 산과 나무와 숲은 자연이자 소중한 자원이다. 맑은 물, 깨끗한 공기,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탄소흡수원으로서 역할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가 생활하는데 필요한 목재 자원, 바이오매스 에너지, 청정 숲 푸드인 먹거리 자원, 석재자원 등 경제적 가치를 제공해 준다. 건강, 휴양, 치유자원이기도 하다.

건강한 숲이 있으면 비가 오더라도 산사태 등 산림재난을 예방할 수 있다. 우리 산림의 경제적 가치(산림산업 매출액)는 148조7000억 원(2023년), 공익적 가치는 259조 원(2020년)이다.

공익과 사익 간의 갈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우리 산림의 66%는 221만 명의 산주가 사유재산으로 관리하고 있다. 국민적 관점에서 보면 공익재산이기도 하다. 산주와 임업인, 국민적 관점에서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산주 임업인의 소득과 권익증대 방안, 환경자원, 공익재산 등으로서의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글로벌 이슈와 메가트렌드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으로 요약된다. 산림 분야는 현세대와 미래세대를 위해 보전과 이용의 조화를 이루면서 산림을 지속가능하게 경영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산사태 취약지역, 산림보호구역 등 보전해야 할 산림은 환경적으로 철저하게 보전하고 나머지 산림은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을 위해 경제적, 사회문화적으로 지속가능하게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산림의 환경적 가치를 중시해 보전과 이용 측면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산림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그러려면 산림을 보다 계획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산림과학과 현장여건을 중시해야 한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적용해야 한다. 천연림을 중심으로 보전가치가 있는 산림은 철저하게 보전하고 한편으로는 나무를 심고 잘 가꾸고 수확해 이용할 수 있도록 ‘산림자원순환경영’을 해야 한다. 산림을 건강하고 가치 있는 숲으로 만들어야 한다. 나무를 수확할 때는 재해 안전성을 고려해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해야 한다. 필수 기반시설인 임도(산림 내 도로)도 선진국처럼 대폭 확대하되 견고하게 깔아야 한다.

숲을 가꾸면 목재생산, 탄소흡수, 물 공급량이 각각 약 43% 증가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목재산업을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목재공급망 교란 등으로 목재 수급 안정화가 경제안보와 직결되고 있다. 현재 약 15% 안팎인 목재자급률을 일본(42%), 독일(53%) 오스트리아(100%) 등과 같이 높여야 한다.
숲 가꾸기를 하면 산림 내 연료 물질을 감소시킬 수 있어서 대형산불을 예방할 수 있다(UN·2022년). 대형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산불방지대책으로 숲 가꾸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숲을 건강하게 잘 가꾸면 뿌리 발달도 촉진하고 주변 토양을 지탱해 주는 말뚝 효과와 그물 효과가 있어 산사태 등 산림재난을 예방할 수 있다.
산림의 보전과 이용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이룰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