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시한 앞두고 가용수단 총동원
日·EU 수준 15% 이하 타결 목표로
日·EU 수준 15% 이하 타결 목표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주도하는 통상팀은 미국 측 핵심인사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그림자처럼 따라붙고 있다. 워싱턴DC 사무실과 뉴욕 사저의 문턱이 닳듯 공식·비공식을 합쳐 수차례 만났다. 27일(현지시간)엔 EU와 협상 차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는 러트닉 장관과 추가 협상을 위해 스코틀랜드까지 날아갔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31일(현지시간) 통상협상을 총괄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최종 담판을 짓기 위해 29일 워싱턴DC로 향했다. 구 부총리는 "국익을 중심으로 한미 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협상안이 마련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어떻게든 한미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겠다는 비장함이 엿보인다. 우리로선 협상 타결을 위해 쓸 만한 '패'를 총동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팀은 러트닉 장관 뉴욕 자택 협상에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라는 수십조원대 규모의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전격 제안, 미국 측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다는 후문이다. '마스가'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구호인 '마가(MAGA)'에서 따왔다. 미국이 미중 패권경쟁에서 이기려면 조선업 재건이 절실하고, 이를 위해 한국의 미국 현지 투자, 뛰어난 선박 건조역량 및 기술이전·인재양성을 원하는 미국 측 요구를 충실히 반영했다고 한다. 2030년까지 원자력발전소 10기 건설과 2050년까지 발전용량 4배 확대 등 '원전 르네상스'를 표방하는 미국이 솔깃해할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K원자력 협업도 협의 중이다. 한국 농축산물 시장 개방도 여전히 옵션 중 하나다. 전날 터진 삼성전자의 테슬라 23조원 파운드리 수주 잭팟도 향후 미국 투자 확대 '예고편'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반도체 관세협상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협업도 열려 있는 카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마지막까지 열과 성을 다해 미국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되, 우리의 실익을 최대한 챙기는 게 핵심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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