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주진우 의원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혁신안들에 대해 공감하지만 개헌 저지선을 지켜야 한다는 고민을 전제로 해야 한다. 당이 쪼그라들면 사실상 일당(一黨) 국가 비슷하게 보이게 된다. 북한·중국 정도 외에 일당 국가가 있는가, 개헌도 막지 못하는 정당을 야당이라고 할 수 있겠나."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진우 의원은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주 의원은 "민주당에서 개헌 로드맵까지 그려서 다음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까지 해서 개헌을 하겠다고 한다. 여야 합의로 개헌을 해야 미래지향적으로 할 수 있는데, 여당만 일방적으로 개헌을 하게 되면 잘못된 방향으로 변화하지 않겠나"면서 개헌 저지선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의원은 2022년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의 법률지원팀에 합류하면서 정계에 입문한 '정치 신인'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대통령실 초대 법률비서관을 맡았고, 지난해 22대 총선에 부산 해운대갑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중앙정치에 본격 데뷔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으로서 대여 투쟁에 앞장서면서도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한 18명의 국민의힘 의원이기도 하다.
주 의원은 "장동혁 의원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처럼 이대로 가는 것은 완전 반대"라며 "무조건 쇄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한길씨와 두 후보가 거리를 좁히는 것에 대해서도 "당 전체가 극우인 것처럼 민주당이 프레임을 씌우는데 빌미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쌍권(권영세·권성동) 출당'을 주장하는 안철수 의원과 '45(한남동 체포 저지 의원)+α' 청산을 주장하는 조경태 의원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주 의원은 "(의석수가 문제다) 우리 의석수가 130석만 돼도 강력한 인적 쇄신을 해서 당에서 나가달라고 할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107석 뿐"이라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게 된 계기도 '침묵하는 다수'를 대변하겠다는 마음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야당, 일은 확실하게 잘하는 야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 의원은 "야당은 새 정부가 들어섰을 때 할 일이 제일 많다. 그때 대한민국의 정책 방향과 인사 등이 다 결정이 된다"면서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쇄신안 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전당대회를 통해 '세대 교체'를 단행하고 초·재선 의원들을 당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주 의원은 현재 당의 의사결정이 '후진적 문화'라고 비판하면서 "국민들이 보기에 불편한 결정들이 의원총회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총에서의 주요 법안에 대한 당론 결정 등을 기명 투표로 전환하고, 전·현직 보좌관 등이 의원에 대해 다면평가를 1년에 2회가량 하도록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 구성되는 지도부는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지휘해야 한다는 책임도 지고 있다. 주 의원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정책으로 '지방 살리기'를 화두로 던지겠다는 입장이다. 주 의원은 1가구 2주택 이상 중과세 미부과, 상속세 획기적 감면 등 세제 패키지 혜택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지방 기업, 청년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공천에 대해서는 100% 상향식 공천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청년들을 정치권에 많이 포용할 수 있도록 개혁하겠다고 했다. 청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부족해 연금개혁·정년연장 등 논의에서 기득권이 유리한 구조가 됐다고 지적하면서 청년들을 획기적으로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취약한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지지 확보를 위한 구상도 내놨다. 계엄·탄핵·대선 패배라는 '트리플 악재' 속에서 10%대로 떨어진 지지율을 바로 회복하기보다는 "매일 0.5%p씩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비판'보다는 '대안 제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주 의원은 특히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 6·27 대출규제를 언급하면서 "내국인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는데 여당에서도 저와 비슷한 법안을 냈다"며 "여당이 야당이 낸 법안에 따라오게 하면 국민들이 '제법 하네'라는 말씀을 할 것이고,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주 의원은 단기 대책도 제시했다. 그는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다음날부터 야당의 메시지가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 의원은 취임 직후 당에 '전략위원회'를 만들어 야당의 정책 관련 메시지를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초선 의원·보좌진·당직자 중 핵심자원들을 모아서 어젠다를 상임위별로 배분해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당이 잘 싸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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