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경기도에서 지난 11∼25일까지 8만1천여 마리의 닭과 돼지가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폭염특보가 내려진 이달 11일 용인시의 한 육계 농장에서 1천여 마리의 닭이 폐사하고 폭염 주의보가 내려진 이달 12일 여주시의 한 돼지 농장에서 50여 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이래 2주간 도내 14개 시군 53개 닭 사육농장에서 7만3천584마리, 196개 돼지 농장에서 2천210마리가 더위를 견디지 못해 죽었다.
특히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좁은 공간에서 사육되고 있는 닭의 피해가 컸다.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연일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축산 농가들은 가축 관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선풍기와 에어컨을 동원하는 것은 물론, 축사 지붕에 물을 뿌리기에 여념이 없다.
여주시에서 돼지 600여마리를 키우는 이 모 씨는 "지난 주말부터 어제까지 한낮 기온이 38도가 넘었는데, 오늘은 어제보다 더 더울 것 같다"며 "요즘 폭염에 사람도, 가축도 죽을 맛"이라고 했다.
그는 "돼지들이 너무 더우니까 돈사에 서서 숨을 몰아쉬며 움직이지를 않거나 일부는 누워있기까지 하다"며 "스트레스 때문에 사료를 평소보다 20∼30% 덜 먹어 몸무게가 늘지 않고, 일부 돼지는 장염까지 걸렸다"고 안타까워했다.
닭은 좁은 공간에서 집단 사육하기 때문에 더위에 특히 약하다.
닭은 고온 스트레스에 민감해 폭염 때 폐사율이 높아지고 산란율 저하, 면역력 약화로 각종 질병 발생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닭 사육 농가는 지붕에 차광막을 설치해 햇볕을 막고 환풍기로 환기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시점이라 면역력 강화가 중요하다.
축산농가는 환기와 온도 조절을 철저히 하고 신선한 물과 사료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또 필요시 면역증강제를 사용하고 축사 내 소독과 출입 통제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폭염 피해를 줄이려면 축사 내 환기시설을 빨리 보수하고, 정전 등에 대비해 자가발전 설비를 갖추는 것이 좋다"며 "가축재해보험에도 가입해야 피해가 발생했을 때 복구가 쉽다"고 설명했다.
이번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경기도는 지난달까지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예산 6억6천만원을 들여 면역증강제 66t을 공급하고 755곳에 차단막 설치, 환풍기 지원 등 시설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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