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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SK엔무브 합친다"...SK이노베이션, 대규모 자본확충·합병으로 '톱티어' 도약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30 16:05

수정 2025.07.30 16:10

연내 수조원 조달·자산 매각 병행
SK온, 독자 생존 기반 확보 시동
2025년 SK이노베이션 자본확충 구조. SK이노베이션 제공
2025년 SK이노베이션 자본확충 구조. SK이노베이션 제공

[파이낸셜뉴스]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온(전기차 배터리)과 SK엔무브(윤활유·액침냉각)를 합병하고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선다. 사업·재무구조 전반을 리밸런싱해 전기화 시대에 걸맞은 '톱티어'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30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SK온과 SK엔무브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안을 의결했다. SK온과 SK이노베이션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함께 결의하며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착수했다. 합병법인은 올해 하반기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은 양사가 보유한 고객 기반과 기술력을 결합해 교차 판매, 패키지형 솔루션 확대 등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배터리와 액침냉각 기술을 융합한 통합 제품 등을 통해 수익성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을 통해 SK온이 올해 자본 1조7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8000억원 규모의 재무 개선 효과를 즉시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 시너지는 오는 2030년까지 EBITDA 2000억원 규모의 추가 창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SK온은 같은 기간 EBITDA 10조원 이상, 부채비율 100% 미만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양사의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과 병행해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총 X조원 규모의 자본을 선제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SK이노베이션 제3자 유상증자 2조원 △영구채 발행 7000억원 △SK온 제3자 유상증자 2조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유상증자 3000억원이 포함된다. 연말까지 추가 3조원의 자본확충도 추진한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재무적 투자자(FI)가 보유한 SK온 전환우선주를 수조원 규모로 직접 매입했고 이달 초에는 FI가 보유한 SK엔무브 지분도 전량 인수했다. 이는 기업가치 희석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도 체결했다. SK온 2조원, SKIET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해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방식이며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을 정산하는 구조다. PRS는 외부 자금을 효율적으로 유치하면서도 현금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연내 비핵심 자산 매각 및 유동화를 통해 차입금 1조5000억원 이상을 감축해 자산 효율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리밸런싱을 계기로 △석유·화학 △배터리 △액화천연가스(LNG)·전력 △에너지 솔루션 등 핵심 포트폴리오 중심의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함께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최종적으로 오는 2030년까지 EBITDA 20조원, 순차입금 20조원 미만 유지를 목표로 설정했다.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사업·재무구조 양방향 리밸런싱을 통해 EBITDA를 끌어올리고 순차입금을 감축하겠다"며 "국내 톱티어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