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대담 = 윤경현 금융부장
'AI 3대 강국' 도약 적극 뒷받침 위해
年 2조7000억 보증규모 4조로 확대
정부 출연 등 재원 확보는 당국과 협의
스타트업 성장 단계별 한도대출 설정
투자·팩토링 등 연계 상품 하반기 출시
중견기업 올해 1조 회사채 발행 지원
자금난으로 인한 연쇄부도 막을것
美관세 본격화 되면 국내산업 직격탄
대담 = 윤경현 금융부장
'AI 3대 강국' 도약 적극 뒷받침 위해
年 2조7000억 보증규모 4조로 확대
정부 출연 등 재원 확보는 당국과 협의
스타트업 성장 단계별 한도대출 설정
투자·팩토링 등 연계 상품 하반기 출시
중견기업 올해 1조 회사채 발행 지원
자금난으로 인한 연쇄부도 막을것
美관세 본격화 되면 국내산업 직격탄
신용보증기금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전략산업 지원을 본격화한다. 다음 달 'AI 추진단'을 출범해 향후 5년간 총 20조원 규모의 보증을 첨단전략산업군에 집중 공급할 계획이다. AI 스타트업을 위한 금융지원도 대폭 강화한다. 올해 하반기 스타트업 성장 단계별로 '크레디트라인(Credit Line·한도대출)'을 설정해 보증뿐 아니라 투자, 팩토링,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까지 연계된 맞춤형 하이브리드 상품을 국내 최초로 출시한다. 이를 통해 AI 스타트업의 성장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30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정부 정책인 AI 전환(AX), 첨단기술 개발·투자 확대, AI 인프라 구축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AI 3대 강국 도약을 뒷받침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1976년 설립된 신보는 27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신용보증기관으로, 전국 9개 영업본부와 110개 영업점을 통해 신용보증, 매출채권보험, 유동화회사보증 등 다양한 정책금융 수단을 운용하고 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경제위기 때마다 방파제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중소기업뿐 아니라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견·대기업 등으로 지원 대상이 확대돼 역할이 커졌다. 내년 신보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최 이사장은 "다가올 50년은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환경과 예측하기 어려운 도전들 속에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신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특히 핵심 의제로 떠오른 AI 등 첨단산업 육성을 중점과제로 추가해 본격적인 정책지원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취임 3주년을 맞았다. 그간 신보를 어떤 기관으로 이끌고자 노력했고, 신보의 미래상은 어떻게 그려왔나.
▲신용보증기금법상 신보의 3대 기능은 중소기업 우선지원, 수출 및 혁신성장 뒷받침, 경제위기 극복 및 금융시장 안정이다. 취임 첫해인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와 레고랜드 회사채 시장경색, 2023년 대유위니아 사태, 2024년 이커머스 기업 정산지연 사태, 올해 미국 관세부과 조치 등 경제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신보는 경제 구원투수로 나섰다.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한 기업의 혁신성장과 수출 확대를 뒷받침하는 데도 전사적 역량을 집중했다.
―취임 당시 '보증, 그 이상(Beyond Guarantee)'이라는 뉴 비전을 선포하며 '기업지원 종합솔루션 제공기관'으로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는데.
▲취임 이후 '우問現答(우리의 문제는 현장에서 답을 찾다)'의 자세로 전국 현장을 누비며 기업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에 맞는 정책을 마련해 정부 및 유관기관을 설득하는 등 협업을 주도했다. 지난해 신보가 론칭한 '이노베이션 1'을 대표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이노베이션 1'은 보증에 그치지 않고 기업 복합수요에 맞춰 타 기관 정책까지 연계하는 기업형 PB(Policy Banking)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같은 협업 모델을 기반으로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금융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4대 중점과제(4G)를 발굴해 기업지원 역량을 체계화했다. 먼저 금융위원회, 시중은행, 정책금융기관, 민간협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중견기업 지원 3종 세트'를 완성했다. 혁신성장 사다리 2조원 펀드 조성과 QIB 회사채 보증 도입, 팩토링 대상 확대 등이다. 방산·미래차 등 대표 산업군에 대해 대기업과 지속적인 협업으로 중소기업의 수출 프로젝트를 뒷받침하고 행정안전부 및 금융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지방소멸 위기지역의 대표업종을 집중 지원했다. 환경산업기술원과 함께 G-ABS를 최초로 발행하고, 산업통상자원부의 무탄소에너지보증 계정도 단독으로 수행하고 있다.
―경제환경 변화와 정책적 요구에 따라 신보의 역할도 다양한 분야로 확대됐다. 핵심 추진과제는.
▲신보 5대 중점과제(5G)는 혁신성장 사다리 구축(Growth ladder), 수출 해외진출기업 지원(Global), 지방시대 견인(Glocal), 녹색금융 리더(Green Finance), AI 등 첨단산업 육성(Gearing up AI) 등이다. 특히 2023년과 2024년에는 기업의 성장과 수출이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혁신성장 사다리 구축에 역량을 강화했다.
―혁신성장 사다리 구축의 구체적인 내용은.
▲시기적으로 어떤 때는 창업이 중요할 때가 있고, 어떤 때는 스케일업 성장이 중요할 때가 있다. 지난 2023년과 2024년에는 기업 성장과 수출이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중소·중견기업으로 성장했더라도 자기 신용으로 차입을 하거나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해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에 신보는 신성장동력산업과 소재·부품·장비 등 혁신성장 분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성장단계별 보증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성장 단계에 따라 최대 500억원까지 맞춤형으로 보증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5대 시중은행이 출연한 1000억원을 재원으로 총 2조원 규모로 마련했다. 이미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143개 기업에 1조3364억원이 지원됐다. 올해는 우리·기업은행의 출연금 총 400억원을 확보해 6500억원 규모의 추가 보증지원 여력을 확충했다. 또한 올해 4월 신용보증기금법 개정을 통해 유동화회사(SPC)가 아닌 신보 신탁계정에서 직접 P-CBO를 발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유동화증권이 기존 회사채에서 한전채와 같은 특수채로 변경되고 발행 과정에서 증권사·은행이 맡던 업무를 신보가 직접 수행하게 된다. 채권 지위 변경 및 발행구조 단순화로 기업당 연간 0.5%p가량의 금리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견기업의 공모시장 진출을 돕는 QIB 회사채보증 상품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 4월 신용도는 양호하나 인지도가 낮아 자체적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견기업을 위한 QIB 회사채보증 상품도 출시했다. 신보 보증을 통해 중견기업 2곳이 1000억원의 회사채를 처음으로 발행했으며, 올해 총 1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팩토링 금융 대상을 기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본격적으로 공급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매출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은 은행권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조기 현금화해 연쇄도산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올해는 전년 대비 공급 규모를 500억원 추가 확대해 총 2000억원을 중소·중견기업에 공급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팩토링 할인료 지원을 받아 기업의 부담을 더욱 낮추는 특화상품도 마련한다.
―AI 등 첨단산업 육성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AI 세계 3강 도약 등 정부 정책에 발맞춰 AI 등 첨단산업에 대해 5년간 20조원의 보증 공급을 검토 중이다. 현재 연간 2조7000억원 수준의 보증 공급 규모를 4조원으로 확대해 5년간 지속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보증재원 확보를 위해 정부 출연과 자체 재원 이전을 놓고 금융당국과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AI 스타트업의 원천기술 개발부터 제품화까지 전 사업화 주기에 걸쳐 고객맞춤형 지원제도를 다양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다음 달 'AI 추진단'을 출범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국내 최초로 성장단계에 따라 크레디트라인을 설정하는 스타트업 보증지원과 더불어 투자, 팩토링, P-CBO까지 패키지 프로그램을 도입해 AI 스타트업의 고속성장을 유도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밸류업 이전에 보증 등을 통해 성장하고 밸류업 이후에는 투자를 받아 지분매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같은 하이브리드 상품은 AI 분야에 먼저 적용하고 추후 다른 산업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와 관세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신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
▲최근 관세충격 영향이 있는 기업들을 방문했는데 상황이 모두 다르다. 관세 비율이 결정되면 미국 내 공장을 설립할지, 아니면 비용을 흡수하며 국내에서 버틸지 선택해야 한다. 소부장 기업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따라 맡고 있는 부분이 다르다. 이 때문에 유형별, 산업별, 기업별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에서 신용이 쌓여있지 않아 대출을 받지 못하는 기업에 보증을 지원해 기업들에 선택지를 줄 수 있다. 신보는 추경 1000억원에 자체 재원 1400억원을 더한 보증재원 2400억원을 바탕으로 3조원 규모의 '위기대응 특례보증'을 마련해 지난 5월 말부터 미국 관세조치, 산업위기, 산불 재난 등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에 보증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423개 기업에 1618억원의 보증을 신속하게 공급했다.
■ 최원목 이사장 약력 △1960년생 △경북 청도 △중대부고 △고려대 경영학과 △영국 버밍엄대 금융경제학 석사 △행정고시 27회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및 국정과제1비서관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 △금융결제원 상임감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현)
정리=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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