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30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준 청사 리모델링 현장을 찾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공사비 타령을 늘어놓는 등 다각도로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트럼프의 압박은 일부 효과가 있어 금리 동결이 만장일치가 아닌 2명의 반대 속에 이뤄졌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참석자 가운데 2명 이상이 반대한 것은 1993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트럼프가 지명한 미셸 보먼과 크리스토퍼 월러 등 이사 2명이 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반대 표를 던졌다.
역시 트럼프가 지명했지만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파월 의장을 비롯해 9명은 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보먼과 월러는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통제되고 있고, 노동 시장은 약세로 들어서고 있다면서 금리 인하를 촉구해왔다.
반면 파월을 비롯한 연준 정책담당자 대부분은 트럼프 관세가 본격화한 뒤 인플레이션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며 섣부른 금리 인하에 반대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 역시 1분기 0.5% 역성장을 딛고 전년동기비 3% 급등한 것으로 나타난 터라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요구는 설득력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발표된 속보치 3%는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이 기대했던 2.3%를 압도하는 규모였다.
FOMC는 성명에서 “비록 순수출이 계속해서 경제 지표에 영향을 미치며 등락하고는 있지만 최근 지표들은 경제활동이 올 상반기에 완만하게 반등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성명은 이어 고용 둔화 우려도 일축했다.
FOMC는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노동시장 여건은 탄탄함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명은 그러나 이와 달리 “인플레이션은 계속해서 다소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 증시는 금리 동결 뒤 다우존스산업평균이 일시적으로 약보합세로 돌아섰으나 이후 상승세로 방향을 틀면서 초반 상승 흐름으로 복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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